경북 의성 산불로 천년고찰 고운사와 운람사가 전소된 가운데, 운람사의 본사인 고운사 도륜스님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난 22일 발생한 의성 산불로, 의성군의 '천년 고찰' 고운사가 전소됐고, 운람사도 소실됐다.
통일신라시대 신문왕 1년(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천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이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국가지정유산으로 지정된 고운사 가운루와 연수전은 모두 소실됐다. '의성 고운사 석조여래좌상'은 인근 안동청소년문화센터로 옮겨 다행히 보존할 수 있었다.
운람사 역시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천년고찰로, 이번 산불로 경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모신 보광전 등 운람사의 전각과 부속건물 등은 모두 불에 탔다. 아미타삼존, 탄생불, 신중탱화 등 문화재급 유산은 근처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겨져 화를 면했다.
도륜스님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도륜스님은 "천년고찰을 이어왔는데 우리 대에서 부처님 전각을 잃어버리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라며 "부처님 도량을 지키지 못한 것에 정말로 죄송하고 부처님께 참회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불이 빨리 진화돼서 종료되기를 바라고 다시 복원해서 예전과 같이 기도하고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7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화선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으로 향하고 있다. 불과 4km 떨어진 지점에서 드론에 산불 열기가 감지됐다.
안동시는 전날 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발송했고, 하회마을 주민 200여 명은 대피한 상태다.
산불이 낙동강을 건너 넘어올 것에도 대비해 강변에 분당 최대 4만5000리터의 물을 쏠 수 있는 대용량 방사포를 배치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