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승복촉구·법적조치' 십자포화
"불복 이재명…지도자 태도라 할 수 없어"
"이재명은 안된다" 탄핵인용→조기대선
염두 둔 '이재명 비호감도' 높이기 작업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판 공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여전히 헌법재판소 판결에 '승복'하겠단 메시지를 내지 않은 이 대표야말로 국론 분열의 제1선에 서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대표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사법 리스크'까지 재부각시켜 "이재명 만큼은 안 된다"는 여론을 강화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승복 여부를 묻자 '승복은 윤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불복 선언을 했다"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자 이에 대비한 빌드업인지 마지막까지 헌재를 압박하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어느 쪽이든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의 태도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장의 말대로 이 대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헌재 판결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한 바 없다. 오히려 "(탄핵 기각 시) 엄청난 혼란과 유혈사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지난달 31일)거나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번달 2일)이라고 발언하며 불복의 뉘앙스만 남겨놓았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주권자 국민으로서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고 적으면서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도 '불복 밑밥깔기'에 나섰단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과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승복에 대해 침묵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불안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에서의 낮은 지지도가 약점인 이 대표가 진보진영의 터줏대감인 호남계를 포함한 전체 진영과의 합의조차 없이 승복 선언을 했다가는 지금 갖고 있는 지지세조차 흔들릴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선고일까지 결정됐는데도 이 대표의 입이 열리지 않는 걸보면 뭔가 불안하긴 불안한 모양"이라며 "당내에서 이런저런 잡음이 튀어나오는걸 막고 지금처럼 일극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승복 발언을 꺼내지 않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참 질기다"고 토로했다.
'승복 촉구' 이외에도 이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의 공세는 이날 하루 종일 계속됐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3심 선고가 빨리 나와야 한다는 논리로 그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기도 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최대한 신속하게 재판해서 대법원에서 선거법 6·3·3(1심 6개월-2심 3개월-3심 3개월) 원칙을 지켜달라"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의 무죄 판결이 국민들 사이에서 지금 희화화되고 있다"며 "백현동 사건 핵심은 옹벽 아파트 특혜가 있었는지 아니냐. 국토부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협박한 것은 인식이냐 사실이냐"라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재부각 시키기도 했다.
아예 법적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의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 학살 계획이 있었다"는 발언에 대해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에서 열린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12·3 친위 군사쿠데타 계획에는 5000∼1만 명의 국민을 학살하려던 계획이 들어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즉각 "공당의 대표가, 그것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하루 전날 자극적이고 명백한 허위의 내용을 유포하는 것은 탄핵 기각 결정을 뒤엎어보려는 악의적 시도"라며 "이 대표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형사 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이 대표에게도 있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 국민들의 반(反)이재명 정서를 자극해, 혹시 열릴 수 있는 조기대선 정국에 앞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정서를 최대치로 끌어올리자는 정치적 셈법이 깔려있단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알리는게 제일 중요하다"며 "선거랑 결국 최악보다 차악을 고르는 싸움인데, 이재명이야말로 최악이라는 걸 더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우리는 이미 잘못한게 있다면 판결을 받아보겠다는 승복 입장을 내놨는데, 그걸 못한다는 이재명의 속내는 결국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승복 않겠다는 게 깔려있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한 것이 여전히 잘못이란 우리 당이 심판을 받아보겠다고 한 것과, 탄핵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없이 버티고 있는 이재명의 모습을 보면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