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미제 사건 발생 16년 만인 지난해 범인 검거
정씨 1심 결과 불복해 항소했으나 형량 되레 늘어
法 "영구히 격리해 자유 박탈하는 게 적정한 양형"
17년 전 '시흥 슈퍼마켓 살인사건'의 범인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형량은 더 무거워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는 정모(49)씨의 강도살인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형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획적으로 흉기를 소지해 특수강도 범행을 저질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유족들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비록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피고인을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해 자유를 박탈하고 평생 자기 잘못을 참회하면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은 삶을 수감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 적정한 양형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정씨는 32살이던 2008년 12월9일 오전 4시께 A(당시 40세)씨가 운영하는 24시간 슈퍼마켓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낚시용 칼로 A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카운터 금전함에 있는 5만원 상당의 현금을 강탈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친구 집에서 지내던 중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새벽에 문이 열린 가게에서 금품을 빼앗기로 마음먹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A씨를 협박해 금품을 빼앗으려 했으나 A씨가 이에 응하지 않고 반항하자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원 특정이 불가해 경찰의 내사 중지 및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던 이 사건 수사는 지난해 2월께 관련 제보를 받은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발생 16년 만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정씨는 검거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으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