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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의 강' 넘을 수 있나


입력 2025.04.09 05:00 수정 2025.04.09 10:05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尹, 당 부담 덜어주는 메시지·행보 필요하단 목소리

윤 전 대통령 부부 11일 또는 주말 사저로 이동할 듯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적막함이 흐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11일께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고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국민과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총 두 차례 내면서, 조기 대선 국면에서 '사저 정치'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결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당에 부담을 덜어주는 메시지나 행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보수진영 일각에서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권 연장보다 정권 교체 여론이 더 높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대단히 불편할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모종의 결단'이나 그에 상응하는 메시지를 낸다면, 당이 짊어지게 될 부담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탄핵 찬성파·반대파를 막론하고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탄핵 찬성파였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계엄 사태와 관련해서 국민에게 행동으로 하는 사과는 바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 조치"라고 했다. 김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우리가 (조기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이라는 위헌·위법 행위로 탄핵된 대통령과의 절연은 필연적"이라며 "당헌·당규에 법률을 위반할 경우 제명 또는 탈당을 권유하게 돼 있는데,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좀 더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나를 밟고 가라'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모습이 (없는 게) 상당히 아쉽다"고 했다.


탄핵 반대파였던 권영진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을) 국민의힘과 한 묶음으로 소환해서 선거 구도를 만들려는 게 민주당의 전략"이라며 "정치적으로는 이제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조심스럽게 관측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보수 성향 패널로 평가받는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8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이 정말로 '이 당을 살리는 길이 자신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해라, 뭐해라, 얘기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모신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 예의"라면서도 "대통령은 왜 이런 생각을 안 하겠느냐. 당에 부담되는 것을 원하겠느냐.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시간을 드리면 알아서 다 하실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 관련 형사 재판을 받는 입장인 만큼, 당의 보호막이 필요한 입장에서 탈당 카드를 자발적으로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약 8개월 후 출당 조치됐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2017년 10월 20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고, 홍준표 당시 대표는 11월 2일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결정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르면 오는 11일 또는 이번 주말 중으로 한남동 관저에서 서초동 사저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관저 일부 짐들은 사저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저 정비 작업도 이뤄지는 등 실무 준비도 분주히 진행 중이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키우고 있는 11마리의 반려견과 반려묘를 모두 데리고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에는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입양한 유기견과 유기묘도 포함된다.


사저가 고층 건물인 데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많다는 점 때문에 일단 서초동 사저로 이동한 후 제3의 장소로 다시 옮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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