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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품이라더니 쓰레기를 착불로 보내"…산불 이재민들 두 번 울렸다


입력 2025.04.09 14:54 수정 2025.04.09 14:55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SBS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지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산불 이재민들에게 구호품 명목으로 쓸 수 없는 물건을, 심지어 착불로 보내 이재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8일 SBS는 최근 청송 국민체육센터에 다양한 기부 물품이 들어왔는데, 이 중에는 이재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물건들도 많았지만, 쓰레기와 다름없는 물품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낡아서 해지고 보풀이 가득 있는 옷과 먼지가 잔뜩 묻은 이불도, 까만 기름때로 가득한 국자와 코팅이 벗겨져 사용할 수 없는 프라이팬 등 종류도 여러 가지다.


청송군 주민 A씨는 "쓰레기 모아서 뭐 합니까? 한 가지라도 입을 수 있는 것을 주면 좋겠다는 거지"라며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른 주민 B씨도 "헌 구두, 헌 옷 받는 게…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도와주는 마음은 좋은데"라며 씁쓸해했다.


또 청송군의 한 비영리단체 앞으로는 헌 옷 상자들이 착불로 배송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해당 단체 관계자는 "쓰레기로 버리는 것들을 보내줬다. 진짜 눈물 나고 속이 상한다"면서 "전부 다 착불로 보내서 착불 비용이 우리 기관에서만 70만 원 넘는 돈이 나왔다"며 분통을 터드렸다.


경북 북부지역 산불 이후 청송군으로 모인 구호품 가운데 지금까지 못 쓰고 버려진 양은 무려 11톤으로, 청송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 대피소 사정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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