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었다" 민주당 일각 폐지요구에 '표현의 자유' 논란
새누리당 하태경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냐"
“극약처방을 하지 않으면 안될 수준으로 ‘표현의 자유’를 무기삼아 도를 넘었다.”
민주당 미디어홍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최고위원인 신경민 의원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종편인 ‘TV조선’과 ‘채널A’에 남긴 말이다. 현재 ‘일베’는 5.18광주민주화운동 왜곡과 비하 및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글 및 사진을 게재했고, 종편은 5.18당시 북측이 개입했다는 왜곡보도로 세간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태다.
현재 민주당이 내놓은 ‘극약처방’은 “일베에 대해선 폐지 가처분 신청 방안을 검토하고, 종편에는 왜곡방송을 한 프로그램을 폐지토록 요청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곧 ‘표현의 자유’ 문제가 터졌다. 1차적인 잘못은 일베와 종편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결책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 폐지와 프로그램 존폐를 특히 당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와 비슷한 ‘표현의 자유’ 논란으로는 홍성담 화백이 그린 ‘골든타임 - 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와 대학강사인 박정수 씨의 ‘쥐그림’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모두 지금과는 반대로 ‘여권의 지도자’들을 비판한 그림이다.
홍 화백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선글라스를 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출산하는 모습을 그렸고, 박씨는 2010년 서울 을지로 일대에 붙여진 G20 홍보 포스터 22장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빗댄 ‘쥐그림’을 그렸다. 박씨는 이로 인해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200만원의 벌금형을 법원으로부터 선고받기도 했다.
이때 야권은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예술은 예술로 봐야 하고, 그에 따라 각종 처벌 또한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일베의 야권 지도자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지나침이 있지만, ‘벌금형’을 비난했던 야권이 ‘존폐’를 언급하는 게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다소 결은 다르지만, 민주당은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비키니 응원’ 사진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와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당 일각에서 ‘나꼼수’를 비판하거나 야권성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용자인 소설가 공지영 씨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정작 당시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정봉주 석방 촉구 신년음악회’에 참석했다.
종편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해당 문제에 대해 ‘TV조선’과는 면담을 진행했으며 ‘채널A’에서는 민주당의 조치에 앞서 ‘채널A’ 1기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성토의 목소리를 내 각각 사과방송을 한 만큼 일단락이 지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군다나 프로그램 존폐 문제는 방송국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으로 민주당이 더 나아가다간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내놓은 일련의 조치들이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 후보를 물밑 지원한데 대한 보복 차원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 보수 성향의 일베는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의자·양말·점퍼 가격 등을 공개하며 그의 ‘서민 이미지’를 하락시킨 바 있다. 이외에도 일베는 대선 당시 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박 후보를 지원했고, 선거 이후에는 곳곳에서 이른바 ‘일베의 활약’이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