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수원역 통로 끊겨 시민 불편…애경 때문?
100m거리를 500m 이상 돌아가야...AK측 매출부진 우려 불허,
시민들 "수원시 왜 수수방관하나…적극 나서야"
지난해 개장한 롯데몰 수원점과 수원역사를 연결하는 보행육교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수원역사 지분 84%를 보유하고 있는 AK(애경)측에서 이 보행육교 연결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역시 기업들 간에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으로 두 손 놓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을 총 입점 시킨 복합쇼핑몰 롯데몰 수원점을 개장했다.
롯데 측은 개장 전부터 수원역사와의 연결문제를 염두에 두고 오픈 시기를 조율해 왔다. 당초 계획은 2013년말 수원역사와 연결되는 버스환승센터를 완공해 롯데몰과 연결하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수원시가 버스환승센터 건설계획을 수정하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2016년말로 완공이 지연됐다.
롯데몰 오픈과 동시에 수원역사와 직접 연결될 수 없게 되자 수원시는 롯데와 AK측에 보행통로 확보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양사 협의 하에 고객들이 이용할 동선을 확보하자는 취지였고 이를 바탕으로 롯데 측은 가설 육교 조성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이 보행육교는 수원역을 불과 10여m 앞에 두고 끊겨 있다.
수원역사 지분의 84%를 보유하고 있고 이곳에서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측에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AK는 2016년말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철거해야 할 보행육교를 굳이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AK플라자 홍보팀 최지혜 차장은 "내년이면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고 보행육교는 철거해야 한다"며 "거기다 건물에 구멍을 뚫어야하는데 누가 그런 걸 허가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건물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지금 당장 겪고 있는 시민들의 불편을 감안하면 변명이 궁색하다는 입장이다. 또 일반적으로 쇼핑몰의 경우 1년에서 2번씩 매장 개편을 위해 대대적으로 공사를 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 때문에 이를 불허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AK플라자가 보행육교 연결을 불허하는 이유는 시민 불편보다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가 수원에 들어옴으로써 입을 매출 타격 우려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원역을 이용해 롯데몰을 가려는 고객들은 보행육교가 연결되면 100m밖에 안되는 거리를 500m까지 돌아서 가야한다. 또 수원시 평동, 서둔동 거주 시민 역시 수원역을 가려면 500m이상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다.
특히 수원역 대합실에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가지고 이동하는 고객들은 급경사 구간 이동시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 및 노약자, 유모차 이용 시민들은 철도대합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 외부 통로를 통해 이동하게 되는데, 화물용 엘리베이터 1기와 급경사의 보행통로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만약 2층 대합실에서 롯데몰로 직접 연결되는 통로가 완공되면 롯데몰에 설치된 총 42대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24시간 쉽게 서둔동, 평동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AK플라자는 시민들의 불편보다 안전 및 매출 감소를 이유로 보행육교를 불허하고 있고 수원시는 기업들 간에 해결해야할 문제라며 두 손 놓고 있다.
롯데몰에서 일하는 협력사들 및 수원시민들도 매출에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개점 전 롯데몰과 수원시는 수원시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수원시의 한 시민은 "다른 방법이 없다면 불편하고 위험하더라도 이 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뻔히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기업의 목적을 위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안된다"며 수원시가 나서서라도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월 새누리당 이혜련 의원은 수원시의회 임시회의에서 서둔동을 포함한 서수원 지역이 차별대우를 받아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불편하고 안전하지 않은 연결 통로로 인해 수원역을 이용하는 서둔동 지역민들의 고통이 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