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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멸망각? 비눗방울 돼버린 판 할 밑그림


입력 2016.05.11 07:23 수정 2016.05.11 08:4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웨스트햄과의 원정경기서 2-3 믿을 수 없는 역전패

최종전서 맨시티가 비기기만 해도 챔스 티켓 획득

판 할 감독의 내년 시즌 구상도 비눗방울처럼 사라지는 모습이다.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고 말았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볼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과의 37라운드 원정경기서 2-3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18승 9무 10패(승점 63)째를 올린 맨유는 5위 자리에 그대로 머물고 말았다. 이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에 오를 기회가 날아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4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승점 65)와는 여전히 승점 2 차이다.

4위에 주어지는 마지막 남은 챔피언스리그 티켓의 주인은 시즌 막판까지 안개 속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4위였던 맨시티가 최근 사우스햄턴에 패한데 이어 아스날전에서마저 2-2로 비기며 제자리걸음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맨유에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37라운드를 앞두고 1경기 덜 치른 맨유는 맨시티에 승점 2 뒤져있었다. 웨스트햄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역전이 가능한 상황. 따라서 맨유는 이번 경기에 그야말로 총력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상대는 특별한 사연을 지닌 웨스트햄이었다. 웨스트햄은 올 시즌을 끝으로 비눗방울로 대표되는 업튼 파크(현 볼린 스타디움)를 112년 만에 떠난다. 내년 시즌부터는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미 내년 시즌의 시즌권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웨스트햄의 최근은 아주 뜨겁다. 선수들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승승장구하며 리그 중상위권 순위를 꾸준히 유지했다. 맨유 입장에서는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경기를 주도한 쪽은 웨스트햄이었다. 볼 점유율은 59%-41%로 맨유가 앞섰지만 거기까지였다. 웨스트햄은 슈팅 숫자 20-3(유효 슈팅 6-2)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보다 효율적으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맨유는 앙토니 마르샬이 터뜨린 2골이 유효슈팅의 전부일 정도로 무기력했다.

결국 최종 승자는 웨스트햄이었다. 맨유는 마르샬이 후반 5분과 27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31분 안토니오의 헤딩골로 균형을 맞춘 웨스트햄은 후반 35분 리드의 헤딩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불린 그라운드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믿을 수 없는 역전패에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날아간 양상이다. 시즌 최종전만을 남겨둔 가운데 맨유는 본머스와 홈에서 만나며, 4위 맨시티는 스완지 시티 원정길에 오른다. 경기는 오는 15일 오후 11시에 동시에 시작된다.

맨유의 본머스전 승리가 예상되지만, 문제는 맨시티 역시 스완지시티전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리그 11위의 스완지는 최종전에 이렇다 할 목표 의식이 없다. 따라서 기성용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휴가를 부여할 정도였다. 게다가 스완지는 맨시티에 유독 약하다는 징크스마저 있다.

스스로 수렁에 빠져들었던 맨시티는 지역 라이벌 맨유의 웨스트햄전 패배로 다시 희망의 빛이 내려왔다. 최종전에서 승리도 필요없다. 최소 비기기만 해도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새로운 사령탑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안겨줄 수 있다.

반면, 3년째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판 할 감독의 경질 여부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판 할 감독이 오는 22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FA컵 결승에서 승리해 트로피를 안긴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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