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었는데 또"…논란의 '쇼미더머니5'

리쌍 길 음주운전 논란 이후 첫 복귀 화제

역대 최다 지원자 도전…"공정한 심사 신경"

래퍼 서바이벌 엠넷 '쇼미더머니'가 시즌5로 돌아왔다. ⓒ엠넷

래퍼 서바이벌 엠넷 '쇼미더머니'가 시즌5로 돌아왔다.

'쇼미더머니5'엔 역대 시즌 사상 최강의 프로듀서 라인업과 9000명이라는 최다 지원자가 몰렸다. 지난 3월 12일, 13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1차 예선은 뜨거운 힙합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현장엔 언드그라운드 실력파 래퍼로 알려진 지투, 레디, 비즈니즈, 해시스완, 도넛맨, 배디호미, 존재인 등이 등장했다. 또 비와이, 원, 서출구, 슈퍼비, 우태운, 정상수, 씨잼, 제이켠, 진돗개 등 지난 시즌에서 활약한 래퍼들도 나왔다.

이번 시즌은 '무한도전'의 정준하가 MC 민지로 출연한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화제가 됐다.

'쇼미더머니5'는 시즌 최초로 미국 LA에서 해외 예선을 실시했다. 특별 심사위원으로는 저스틴 팀버레이크, 마돈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해 온 세계적인 프로듀서 팀발랜드가 참여했다.

1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고익조 PD는 "이번 시즌은 외형적으로 커졌고, 내용적으로도 범위가 넓어졌다"며 "이전 시즌이 래퍼 위주의 음악이었다면 이번 시즌엔 다양한 분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수위에 대해선 "래퍼들도 불필요한 욕설도 하지 않는다"며 "방송으로 볼 수 있게끔 적절하게 편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엠넷 '쇼미더머니5'엔 도끼-더콰이엇, 자이언티-쿠시, 길-매드클라운, 쌈디-그레이 등 4팀으로 나뉜 프로듀서들이 출연한다.ⓒ엠넷

'쇼미더머니'는 시즌마다 각종 논란을 일으키며 비판을 받아왔다.

한동철 PD는 "힙합의 단면만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만 있는데 힙합에 대한 왜곡된 지식이나 정보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 '쇼미더머니'의 단면만 보지 말고, 다양한 면을 봐주셨으면 한다. '쇼미더머니'엔 훌륭한 뮤지션들이 있는데 대중은 논란이 되는 사소한 부분만 본다. 가십 거리 2~3% 때문에 뛰어난 래퍼들이 나오는 나머지 98%가 외면받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쇼미더머니'는 "힙합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힙합을 소재로 한 재밌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며 "처음에 못했던 래퍼들이 나중에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는 걸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 PD는 또 "'쇼미더머니5'는 실력 있는 음악, 래퍼들을 소개하는 취지로 한다. 룰에 대한 논란이 인 바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프로듀서들과 얘기를 많이 할 계획이다. 이전 시즌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엔 도끼-더콰이엇, 자이언티-쿠시, 길-매드클라운, 쌈디-그레이 등 4팀으로 나뉜 프로듀서들이 출연하고, MC는 '쇼미더머니3'부터 활약한 래퍼 김진표가 맡는다.

'쇼미더머니5'는 2014년 4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방송 활동을 중단한 리쌍 길의 복귀 프로그램이다.

한 PD는 "공들였던 프로듀서들이 나오는데 섭외가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리쌍 길"이라며 "캐스팅까지 4~5년 걸렸다"고 말했다.

"4~5년이 아니라 15년이 걸렸다"고 한 길은 "내 복귀 프로그램으로 동철이 형을 이용했다. '쇼미더머니'가 정점에 올랐고, 합류한 프로듀서들이 최고라고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논란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했다. "시청자나 팬들에게 죄송합니다. 평생을 살면서 제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반성하려고 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음악이라고 생각했고, 음악을 잘하는 것만이 팬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쇼미더머니5'는 복귀 프로그램이자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 프로입니다."

2014년 4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방송 활동을 중단한 리쌍 길이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5'로 방송에 복귀한다. ⓒ엠넷

길이 MC 민지로 분한 정준하와 예선 현장에서 만난 것도 화제였다. 길은 "3년 동안 준하 형을 한 번밖에 보지 못했다"며 "죄송한 마음이 커서 '무한도전' 멤버들을 피했다"고 말했다.

길은 이어 "'쇼미더머니5' 예선장에서 준하 형을 봤는데 눈물이 났다"며 "어떤 감정에서 흘린 눈물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유 없이 눈물이 나와서 가슴이 찡했다"고 전했다.

'쇼미더머니'에 대해 길은 "과거보다 래퍼들의 자세가 바뀌었고 수준도 높아졌다. 미국 프로듀서나 래퍼들도 놀랄 정도로 세련돼졌다. 유명한 래퍼나 프로듀서들이 방송에 출연하지 않으면 본인을 알릴 길이 없다. '쇼미더머니'가 힙합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욕을 먹을 것을 알면서도 출연을 결정했다는 쌈디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너무 폐쇄적으로 산 것 같았다. 행사하고, 앨범을 준비하며 성실하게 살았던 20대가 그리웠다. '쇼미더머니'에서 욕먹을 각오는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다양한 래퍼를 보면 재밌다. 모든 참가자에게 피드백을 했는데 랩에 대한 순수함, 재미, 열정을 느꼈다. 못하는 참가자들도 그들만의 이야기, 스타일이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음원 깡패' 자이언티는 "대중이 나를 알앤비 가수로 알고 있고, 내가 '쇼미더머니'에 어울릴까 걱정한다.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었다. 힙합이라는 장르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쿠시 형과 합이 잘 맞아서 재작년부터 음반을 내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는데 '쇼미더머니'를 통해 그 흐름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와 관련해서 쌈디는 "이번 시즌은 작년 시즌보다 시스템과 룰에 신경을 쓴 것 같다. 재미를 위해 트러블을 일부러 일으키는 경우는 없다. 공정하게 심사하려고 하고, 좋은 힙합 프로그램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더콰이엇 역시 "지난 시즌에 논란이 일었던 부분은 이번 시즌엔 없다"며 "각자의 취향과 선별 방식 내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려고 한다"고 했다.

가사 수위 논란에 대해 도끼는 "즉흥적으로 나오는 가사라 방송에서 편집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길은 "제작진 고생이 엄청나다. 래퍼들의 사연과 여러 부분을 조사하고 신경쓰다 보니 집에도 못 들어간다. 인간이라서 실수도 하고, 오해도 하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귀엽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13일 오후 11시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