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손흥민, 그래도 팬들이 있기에 웃는다
20일 용산 아이파크몰서 손흥민 팬미팅 열려
근황토크 통해 한 시즌 돌아보는 시간 가져
국내 팬들 앞에 모처럼 모습을 드러낸 ‘손세이셔널’ 손흥민(24·토트넘)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난 17일 귀국 당시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 사정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첫 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그동안 리그와 유로파리그 등 각종 컵대회에 나서며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여기에 국가대표팀 부름을 받아 A매치에 참가하는 등 손흥민은 말 그래도 정신없는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을 마치자 다소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귀국 당시에는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다. 급기야 병원을 찾아 링겔까지 맞으면서 국내에서의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날 팬미팅에서 만큼은 달랐다. 국내 팬들과 간만에 자리를 가진 손흥민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많은 팬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행사가 시작됐고, 손흥민은 유쾌한 입담과 몸놀림을 보여주며 많은 환호성을 자아냈다.
수백여 명의 팬들이 찾은 이날 행사에서 손흥민은 그동안 근황 토크를 통해 한 시즌을 돌아보고 1대1 스킬 챌린지, 선물 증정, 사진 촬영 등을 하며 모처럼 부담을 던 시간을 보냈다.
팬들의 관심은 분데스리가를 떠나 토트넘에서 한 시즌을 소화한 손흥민의 소감과 직접 경험해 본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느낌이었다. 특히 일부 팬들 대다수는 토트넘의 저지를 입고 행사에 참가, 손흥민과 동료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1년이랑 시간이 참 빨리 갔다”며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스타트는 좋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이 없지 않아 있었다”며 “팀 선수들이 워낙 잘해 녹아드는 게 벅찬감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감독이 기회를 줘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손흥민은 “많이 배우고 행복했던 한해였다. 팬들은 걱정이 많았겠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흥민을 향한 팬들의 관심은 생각보다 그 이상이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서형욱 해설위원이 팬들에게 손흥민이 가장 어색해 할 것 같은 동료를 묻자 사방에서 연신 “라멜라”의 이름이 언급됐다. 간혹 최전방 공격수 헤리 케인을 외치는 팬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팬들은 직접적인 포지션 경쟁자인 라멜라를 손흥민이 가장 어색해 할 것 같은 사이로 꼽았다.
이에 손흥민은 재차 라멜라와는 훈련을 마친 뒤 차로 데려다주는 사이임을 강조하며 재치 있게 응수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손흥민은 행사장에 마련된 케이지 안에서 팬들과 직접 겨루는 1:1 스킬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스킬 챌린지는 두 골을 먼저 넣는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5명의 팬들과 연달아 경기를 펼친 손흥민은 접전(?) 끝에 단 1승만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대부분 자신보다 어린 상대로 처음에 느슨하게 경기를 펼친 손흥민은 끝에 가서는 남다른 승부욕을 불태우며 팬들의 환호성을 연신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자신에게 승리를 거둔 팬들에게는 직접 친필 싸인이 담긴 축구화를 선물로 건네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 외에 손흥민의 입답은 계속 이어졌다. 1:1 스킬 챌린지를 마치고 이어진 럭키 드로우 행사에서 연신 “저요”를 외치는 팬들의 구애가 이어지자 손흥민은 “죄송한데 (저를) 본다고 되는 게 아니예요”라고 농담을 건네며 웃음을 자아냈다.
주어진 시간이 짧은 만큼 행사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팬들에게 선물 증정을 마친 손흥민은 갑자기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지인에게 휴대폰을 건네받은 손흥민은 팬들과 단체 셀카를 찍으며 호응을 유도했다. 팬들 또한 손흥민의 쇼맨십에 환호성으로 화답하며 모처럼 고국을 찾은 스타의 귀환을 반겼다.
또 모든 행사가 종료된 뒤 이어진 그룹 사진 촬영에서도 손흥민은 내내 미소를 잃지 않으며 어려운 발걸음을 한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손흥민은 “팬들과 앞으로 자주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할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올 시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각종 대회에서 총 8골을 기록했다. 첫 시즌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날 현장을 찾은 팬들은 대다수가 손흥민의 성적이 다소 아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국내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손흥민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항상 격려와 응원을 보내줄 든든한 지원군인 팬의 존재로 인해 피곤한 일정 속에서 이날만큼은 손흥민도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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