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호황' 올해 투자빅뱅 맞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앞다워 투자
3D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 제품 수요 증대...투자 확대 지속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앞다워 투자
3D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 제품 수요 증대...투자 확대 지속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호황을 맞으면서 관련업체들이 조기 투자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모바일D램과 3D(3차원)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업체들의 앞다툰 투자로 투자가 빅뱅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앞 다퉈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올 한 해 투자 규모와 속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성 시안 공장에서 3D(3차원)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19년 가동을 목표로 늦어도 연내에는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안 공장은 1단계로 웨이퍼기준 월 12만장의 3D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추가 투자를 통해 증설되는 양은 월 10만장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오는 2019년부터는 월 22만장의 생산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보다 생산라인 증설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이 부상하면서 3D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PC 시장에서 낸드플래시가 적용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에 이어 데이터센터에서의 저장장치용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회사측은 29일 공시를 통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이 조만간 산시성(시안이 속해 있는 성) 정부와 협상을 마무리한 뒤 조기 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평택 공장이 내달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힘을 보탠다. 고덕 산단 부지에 건설된 평택 반도체 공장으로 낸드플래시 기술 및 양산 능력 모두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과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 공장은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였던 기흥과 화성 단지를 합친 면적(300만 m²·약 91만 평)과 맞먹는 크기로 내달부터 가동되는 1단계 공장은 79만㎡(약 23만9000평) 규모로 4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슈퍼사이클’ 호황에 힘입어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다른 업체들이 도시바가 매각하는 낸드플래시 사업인수에 시선이 쏠려 있는 지금이 삼성전자로서는 오히려 좋은 기회”라며 “보다 적극적인 선제 투자를 통해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사업부 신설을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대비 경쟁력이 약한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도 나서면서 전 세계 종합 반도체 1위 기업 인텔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전 세계 D램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섰다.
총 3433억원을 출자해 파운드리사업부를 분사시켜 7월 100%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출범시킨다. 이를 통해 그동안 회사 전체 매출액(지난해 기준 17조198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가 채 안 된 파운드리사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또 글로벌 5위권 수준인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시바에서 반도체사업이 분사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2차 입찰에 참여하는 등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낸드 시장 점유율이 10% 안팎인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하면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도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 20억달러(약2조2000억원)을 투자, 반도체 생산 시설증설에 나서는 등 반도체 호황 기회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반도체 클린룸 증설과 함께 13나노(㎚)급 D램 개발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10나노 초반대 첨단 반도체 양산기술을 확대 적용, 시장 공략에 나서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구도 속에서도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비수기인 1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좋다보니 계획했던 투자를 앞당기는 등 업계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며 “단지 생산규모를 늘리는 증설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을 위한 최첨단 공정 적용과 양산 등에도 적극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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