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을 사실처럼'... 전제 의한 '특검식 증인진술'로 혼란
특검·변호인단 신문때 각각 다른, 오락가락 진술도
위증 수사 의뢰 속 향후 재판 증인에 영향 우려
특검·변호인단 신문때 각각 다른, 오락가락 진술도
위증 수사 의뢰 속 향후 재판 증인에 영향 우려
"내 생각에는~" "내 판단에는~" "~했다면".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진술'해야 할 재판 증인이 개인적 의견과 전제에 의한 진술로 일관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에서 출석한 증인에 대해 위증수사를 의뢰한 직후 진행된 첫 재판에서 벌어진 일이다. 재판중 위증수사 의뢰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압박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에도 '전제식 증인진술'이 잇따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정주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대한 2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내 생각에는~', '내 판단에는'이라며 의견을 넣거나 '~했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진술해 객관적 사실인지, 주관적 의견인지 혼란을 초래했다.
김 사무관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추가 자금투입 없이 오너 일가 지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라는 의견을 거침없이 밝혔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 의지가 강했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불확실한 내용에 자신의 생각을 더해 주장했다는 점에서 법정증언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그가 특검 조서에서 밝힌 이 부회장의 의지라는 언급 자체가 불분명한 상태서 '당연히 그랬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진술한 것으로, 그런 큰 사안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부회장 밖에 없다는 자신의 판단을 객관적 사실처럼 말했던 것이다.
이 날 재판에서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이 강력히 원한다는 것은 어떻게 들었나요. 손병두가 얘기했고 김연준과 나도 미래전략실 관계자들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는데?"라는 질문에 그는 조서 때와는 달리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김 사무관은 "손관설에게 들은 것 같기도 하지만, 직접 들은 것인지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 잘 기억 안 난다"며 "처음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재가하지 않으면 진행이 안될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재반부가 "그렇다면 조서에는 왜 그렇게 돼 있나?"라고 묻자 "내가 작성한 문건에 써 있어서…"라고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또한 금융위원회의 '반려' 결정을 삼성에 전달했기 때문에 이 부회장에 전달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었다거나, 이 부회장 결정 없이 이러한 사안이 진행됐다면 금융위가 검토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등 자신의 생각이 합리성에 근거한 것임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 사무관은 특검과 변호인단 신문시 상반된 내용의 진술을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먼저 진행된 특검 측의 신문에서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 시도는 삼성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목적이며 본질이라고 밝혔지만 변호인단 신문에서 태도를 달리했다.
반호인단이 오너가의 보유지분을 언급하며 지배력 강화가 아닌 지배력 유지차원이라고 강조하자 이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김 사무관은 “삼성생명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다른데도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며 “그래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 없다”고 말하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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