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투성이 황재균, 홈런 후 외면 대신 환호 ‘왜?’
샌프란시스코의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황재균은 29일(한국시각), AT&T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서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황재균은 등번호 1번을 달고 5번 3루수 자리에 배치됐다.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난 황재균은 4회 두 번째 타석 때 타점을 올렸다. 4구째 88.2마일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한 황재균은 타구는 투수 앞으로 흘러 병살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타구가 콜로라도 투수 프리랜드의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오는 바람에 시간을 벌었고, 이 사이 조 패닉이 홈을 밟으며 팀의 첫 득점을 안겼다.
홈런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바깥쪽 공 2개를 그대로 흘려보낸 황재균은 3구째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를 좌측 담장에 꽂아 넣었다. 배트를 휘두르는 즉시 타자와 투수 모두 홈런을 직감한 엄청난 홈런이었다.
황재균이 베이스를 돌 때 흥미로운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환한 미소와 함께 손가락을 빙빙 돌리고 있었던 것.
사실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첫 홈런을 친 선수에게는 모른 척을 하는 것이 전통이다. 황재균 역시 동료들로부터 외면받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황재균의 헬멧 쓴 머리를 두들기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유인 즉, 3-3 동점 상황에서 터진 짜릿한 결승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날 황재균은 경기 초반부터 유니폼 상의가 흙에 묻을 정도로 허슬 플레이에 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스프링캠프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황재균을 잊지 않았던 팀 동료들이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격하게 축하한 이유다. 물론 브루스 보치 감독은 눈길 조차 주지 않아 웃음을 자아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