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LG 오지환 채은성, ‘이천효과' 필요해
지난해 활약 무색케 하는 심각한 타격 부진
LG 선수들 2군(이천) 갔다오면 타격감 회복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올 시즌 오지환은 타율 0.275 6홈런 31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76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오지환은 타율 0.280 20홈런 78타점 OPS 0.881을 기록한 바 있다. 잠실 유격수 사상 최초의 20홈런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최근 10경기를 살펴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타율 0.267 1홈런 3타점 OPS 0.710에 그친다. 오지환의 마지막 멀티 히트는 6월 21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4타수 2안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30일 잠실 KIA 전에도 선발 출장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쳤다. 한복판 실투에도 헛스윙하는 고질적 약점을 다시 노출하고 있다. 스윙이 간결하게 나오지 못하고 돌아 나오는 탓이다.
채은성 역시 지난해만 못하긴 마찬가지다. 올 시즌 그는 타율 0.294 2홈런 24타점 0.735의 OPS를 기록 중이다. 주로 5번 혹은 6번 타순에서 중용되지만 지난 시즌과 달리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타율 0.313의 9홈런 81타점 OPS 0.809를 기록하며 주전 우익수 겸 5번 타자로 도약했다. 시즌 후반 허리 통증이 아니었다면 두 자릿수 홈런과 세 자릿수 타점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다.
최근 10경기에서 채은성은 0.342의 타율 0.864의 OPS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타점은 3점에 불과하다.
30일 경기에는 7회말 1사 만루 절호의 기회에서 채은성은 바깥쪽 유인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LG는 74경기를 치러 반환점을 돌았지만 그의 타점 등 누적 기록은 지난 시즌의 절반에 크게 못 미친다. 올 시즌에는 외야 수비마저 불안하다.
오지환과 채은성이 지난해만 못한 것은 선구안 탓이 크다. 두 선수 모두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지난해보나 나빠졌다.
2016년 오지환은 65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97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67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30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75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0.40에 그치고 있다.
채은성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그는 31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75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41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9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당하고 있다.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은 0.22에 그친다. 선구안이 완전히 무너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지환과 채은성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LG 양상문 감독은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다. 타석 소화에서 오지환은 281타석으로 팀 내 2위, 채은성이 224타석으로 팀 내 4위다.
오지환은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 종료 후 군에 입대하는 오지환의 처지를 감안하면 LG는 그가 부진할 때 조속히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지환의 부진이 2018년의 새로운 틀을 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채은성의 경우 대체 자원이 많다. 이천웅, 이형종, 안익훈 등의 외야수는 물론 최근에는 백창수가 좋은 타격감으로 어필하고 있다. 채은성이 굳이 선발 출전하지 않아도 LG는 외야를 꾸리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지난 5월 말 이후 LG의 2군이 있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올라오거나 다녀온 선수들은 한 차례의 부진을 딛고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 바 있다. 정성훈, 이형종, 유강남 등이 그러하다.
양상문 감독도 소위 ‘이천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오지환과 채은성 역시 ‘이천 효과’를 통한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부진한 선수들의 기용을 고집하면서 LG는 5할 승률과 중위권마저 무너질 수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30일 경기패배로 3연패 중인 공동 4위 LG는 37승 1무 36패 0.507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6위 넥센 히어로즈와는 승차가 없다. LG에 필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닌 실력 위주의 선수 기용이다.
글: 이용선/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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