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날개달 판" 법정 최고금리 인하 '딜레마'
새 정부 최고금리 순차적 연 20%로 인하 가닥, 여당 임시국회 통과 시도
금리인하 땐 저신용자 불법사금융에 내몰릴 가능성, 일본 전철 우려 팽배
새 정부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가 저신용자 등 서민 계층을 불법사금융으로 내몰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이자가 큰 폭으로 내려갈 경우 제도권 금융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게 되면서 서민들의 이용 문턱이 크게 높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의 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대책이 동시에 마련되어야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을 지원사격하는 차원에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 손질을 위한 막바지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최고금리인 연 27.9%를 연 20%까지 낮추는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당에서는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달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7.9%에서 단계적으로 20%까지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사실상 정부와 정치권이 협치를 통해 작정하고 최고금리 손질에 나서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최고금리를 대폭 낮춤으로써 이번 기회에 불법적인 이득을 취해온 대부업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각 당별로 최고금리를 어느정도까지 낮출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간사인 이학영 의원은 "다음 법안 심의때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현행 27.9%의 최고금리를 25%선으로 정할지 20%까지 내릴지 결정은 못했지만 최고금리 인하에 초점은 맞춰진 상태"라며 "정무위 의견은 최고금리를 20%까지 낮춰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권에서 금리인하를 낮출 경우 제도권에서 빌리던 저신용 대출자들을 대거 불법사금융으로 내몰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 잡겠다고 실시한 금리 인하 정책이 한도금리에 대출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을 불법사금융과 같은 음지로 내모는 꼴"이라며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최고금리를 20%까지 내렸지만 야쿠자와 같은 불법 사채업자 이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커 다시 올리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주장이 대부업체가 자기들의 이익이 줄어들 것을 예상해서 내놓는 주장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대출사각지대보다 대출서민층의 부담완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다. 그럼에도 불법사금융 확대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 입장이다. 고금리 차입자의 피해 축소를 위해 금리를 내렸다가 저신용자의 신용접근을 차단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데에선 정치권에서도 공감하고 있다.
현재 불법 사금융에 몰린 돈은 대략적으로 1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를 내리게 되면 불법사금융에 더 많은 돈이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최고금리 인하가 불법사금융으로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우려하면서도 최고 한도를 넘어서는 불법사금융에 대해서는 엄단에 처할 수 있는 정책도 동시에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학영 의원은 "최고금리 인하에 대한 법개정과 함께 사법적 대응안이 함께 고려되어야 효과적"이라며 "최고금리를 30%에 계약하는 대부업체에 대해 신고제 형태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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