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프랜차이즈 업계, 갑질 논란에 안전성 문제까지…“험난한 2017년”
식품 안전성 문제 가장 민감…“한 순간 실수로 치명적 피해”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 2017년은 험난한 해로 기억될 듯 하다. 기존 신규 출점 규제에 잇따른 갑질 논란 그리고 안전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악재란 악재는 모두 겪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 대목을 앞둔 시점에서 식품 안전성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벌써부터 올해 장사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피해자 가족이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악화되고 있는 여론을 의식한 듯 이 사건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2부에 배정해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피해자 가족의 사연이 보도되면서 SNS 등 온라인 상에서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이 ‘햄버거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햄버거에 대한 불매 운동과 공포증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11곳에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본사가 위생기준과 철저한 검사를 거쳐 적합하다고 판정된 패티만을 가맹점에 공급하고, 가맹점은 패티를 충분히 가열·조리한 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조사 중인 상태지만 햄버거 속 익지 않은 고기가 원인이라는 설이 퍼지면서 보건당국도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 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사건이 발생한 맥도날드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들도 이번 사태가 햄버거 불매 운동으로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앞서 일부 종편 방송으로 논란이 됐던 대왕카스테라의 사례를 답습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당시에도 한 번의 논란으로 대왕카스테라를 만드는 여러 브랜드가 모두 피해를 보고 다수의 매장은 문을 닫고 사업을 접기까지 했다. 리콜제도가 있는 자동차나 전자제품과 달리 식품의 경우 인체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보니 부정적인 이슈가 훨씬 민감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햄버거병’이라는 용어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햄버거가 아닌 다른 음식을 통해서도 걸릴 수 있고,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인데 햄버거라는 일반 명사를 질병 이름에 갖다 붙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만약 향후에 햄버거가 아닌 다른 이유로 원인이 밝혀진다고 해도 이미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는 ‘햄버거는 몸에 나쁜 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섣부른 대응으로 업계는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 햄버거병이라는 용어는 원인이 밝혀질 때 까지는 당분간 사용을 지양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최저시급 1만원 인상 문제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다른 업종에 비해 아르바이트 고용률이 높은 패스트푸드 업계는 최저시급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스터피자와 치킨업계의 갑질 논란으로 조마조마했는데 이번 사태로 우리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며 “이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대목인데 벌써부터 1년 장사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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