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르기'가 부른 '야 3당' 재결집…'국회 파행' 불가피
국민의당, '보수야당' 이어 '국회 일정 보이콧' 가세
송영무·조대엽 임명 강행시…'야 3당' 단일대오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 파문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의 단일대오를 다시 구축하게 만들었다. 발단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 때문이다.
추 대표는 지난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준용 씨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그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하면서 국회 일정 불참을 선언했다.
국민의당, 추미애 민주당 대표 발언 반발…'보수야당' 이어 '국회 일정 보이콧' 가세
이어 국민의당은 7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추 대표의 진정 어린 사과와 대표직 사퇴를 요구한다.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며 규탄 결의문도 채택했다.
최근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에 이의를 제기하며 안보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을 제외한 국회 일정 거부에 국민의당까지 가세한 것이다.
'야 3당'이 한데 뭉치면서 '여소야대' 정국에서 주도권은 야권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오는 10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국회 재송부 답변 요구시한일인데 국회의 답변이 없을 경우 대통령의 임명 강행 수순이 예상된다. 그럴 경우 야당은 물리적 대응을 보다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송 후보자와 조 후보자 임명 강행 시 '7월 임시국회' 운영이 마비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임명을 강행하느냐 여부가 분수령"이라며 "강행하면 7월 국회는 원만하게 운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오는 1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추가경정예산이 상정되기는 전혀 불가능하다"면서 "추경도 법적 요건이 되지 않고 내용도 문제가 있다는데 변함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태도는 잘못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추 대표 발언의 직격탄을 맞은 국민의당은 보다 강경하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선의의 손을 내밀어도 결국 국민의당을 증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민주당 패권세력에게 더 이상 협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사회부총리 임명을 비롯해 대안 추경을 내면서까지 추경심사에도 협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2중대'로 불리기까지 했지만 추 대표 발언을 계기로 당분간 민주당과의 '결별'이 불가피해졌다.
송영무·조대엽 임명 강행시 '국회 파행' 불가피…'야 3당' 단일대오로 '대정부·대여 투쟁' 전망
국민의당도 '송영무.조대엽 임명 강행' 여부를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다. 이상돈 국민의당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만일 두 장관을 임명하면 국회는 금년 가을까지 파행이 돼서 아무것도 안될 것”이라며 “추경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조직법도 개정이 안 될 것이고, 그야말로 대통령 혼자 자기가 원하는 대로 끌고 가는 것이다. 이거는 완전히 파국”이라며 당 분위기를 전했다.
바른정당도 현재까지 다른 야당과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여서 '국회 파행'이 불보듯 뻔하다는 예측이 유력해졌다.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머리자르기' 발언의 당사자인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추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다시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의 대선조작 게이트는 일찍이 북풍 조작에 버금가는 것이다"라며 "이런 네거티브 조작의 속성이나 특징은 관련자가 직접 나서지 않고 방패막이를 먼저 세운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추 대표는 국민의당 지도부에 형사적으로도 미필적 고의의 책임이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엇갈리고 있다. 가까스로 국민의당을 추경안 심사에 참여시켜 현안 처리에 나서려 했던 것이 허사로 돌아간 데 따른 반발이 있는가 하면 원내 사안과 '조작 파문' 비판은 별개라는 시각이 각기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국회 정상화 모색에 다시금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국민을 위한 추경을 발목 잡으면 비난은 야당에 간다"면서 "추경은 추경대로 국민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야당과의 물밑접촉을 재가동해 국회 파행을 막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하지만 '야 3당'의 요구와 입장이 명확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당분간 국회 공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민주당 안에서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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