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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홍보 의존도 높이는 패션업계…'양날의 검' 지적도


입력 2017.07.13 16:19 수정 2017.07.13 16:22        손현진 기자

스타가 걸치기만 하면 완판…방송·SNS 제품 협찬 잇따라

잘 되면 '잭팟'이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 이어질 때도

패션업계에서 연예인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천송이 코트' 열풍을 낳았던 드라마 '별에서온그대'의 한 장면. (자료사진) ⓒSBS

#배우 박보검은 지난해 1월, 드라마 '응답하라1988'이 종영된 후 포상 휴가를 떠나는 길에 '블랙 항공 점퍼'를 입은 모습으로 공항에 나타났다.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매치해 '완벽한 남친룩'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박보검이 이날 입었던 항공 점퍼는 완판으로 이어졌고, 이후 재생산을 거듭해야 했다.

패션업계에서 '연예인 마케팅'이 가장 확실한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뉴스 기사 등으로 노출된 연예인 패션 아이템은 판매량이 크게 뛰거나 완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연예인 SNS 계정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까지 이뤄지고 있지만,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어서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예인이 공식 행사나 방송에 입고 나오는 옷들 중에선 협찬 제품들이 많다. 스타들은 매번 스스로 의상을 조달하기 버거운 사정을 해결할 수 있고, 의류 업체는 제품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탓이다.

한 의류 브랜드 관계자는 "패션잡화나 뷰티, 명품 쪽은 연예인 마케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백만원 짜리 옷이 백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에 있어서 이미지에 맞는 연예인에게 제품을 입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미디어에 노출된 패션 아이템이 어떤 브랜드 제품인지 알려주거나 즉시 구매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속속 개발되면서 스타 마케팅의 효능을 높이고 있다.

롯데닷컴이 지난해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스타일 추천' 서비스 누적 이용자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스타일 추천'은 의류의 이미지를 분석해 유사한 색상 및 패턴을 가진 상품을 찾아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검색서비스다.

이종봉 롯데닷컴 UX기획1팀장은 “향후 스타일 추천 서비스에 증강현실 기능을 접목해 어디에서든 스마트폰 카메라만 비추면 유사한 상품을 추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한효주 공항패션. (자료사진) ⓒ 버버리

'연예인은 움직이는 광고판'이라는 말이 있는 만큼 패션 마케팅은 스타들의 사적 공간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심심찮게 화제가 되는 공항 패션이 그 예다. 걸그룹 AOA 설현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착용한 티셔츠와 운동화는 '설현 헤리티지 맨투맨', '설현 운동화' 등으로 불리며 주문 쇄도로 이어졌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도 '협찬 광고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패션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A씨는 "아나운서 출신 모 연예인의 경우 SNS 팔로워가 많아 행사에서 제품을 착장하는 것뿐 아니라 SNS에 사진을 올려주는 것까지 조건으로 걸어 1000여만원의 대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면서 "연예인 마케팅 비용 추이를 계산하긴 어렵겠지만 SNS 채널로 인해 스타 마케팅 활용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A씨는 또 "큰 돈이 오가는 건 톱스타의 경우만 그렇고 보통은 협찬 제품만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협찬 제품에 다른 물품을 얼마치 더 얹어주는 정도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SNS 협찬은 타깃 층, 특히 젊은 층을 위한 것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협찬을 주면 SNS를 통해 노출이 되고, 팬들은 연예인 사진을 돌려보기도 하고 사용된 제품이 뭔지 찾아보기도 하니까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연예인의 패션 아이템이 크게 주목받아 높은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를 두고 업계에선 '잭팟'이라고 부른다. 스포츠 브랜드에서 일하는 B씨는 "우연히 노출된 제품이 의도치 않게 엄청 이슈가 되는 경우가 있고, 주목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네티즌이나 미디어에서 모두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면서 "협찬으로 노출시킨 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타이밍이 맞아서 자사 제품이 주목받게 되는 것이 업체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결과"라고 전했다.

반면 연예인이 패션 아이템을 착용한 것이 오히려 업체 측에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공항가는 길'에서 배우 김하늘이 '막스마라' 브랜드 코트를 입고 등장한 뒤 온라인 상에서는 코트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유사상품 판매 글이 쏟아졌다. 당시 막스마라 수입사인 LF는 유사 제품 판매 행위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해야 했다.

협찬 제품을 지급받은 연예인이 마케팅 활동을 무조건 이행하는 것도 아니다. 협찬을 둘러싼 거래가 정식 계약서를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상호 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포털에 잠깐이라도 뜨려고 공항패션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몇 번 게이트의 몇번 횡단보도'까지 미리 다 정해두고 취재요청 보도자료를 뿌린다"면서 "그런데 연예인이 이를 어기더라도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 때문에 항의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고 효과가 100%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일부 스타의 경우 반납해야 할 의상을 가져가버리기도 하지만 제품을 가장 빨리, 쉽게 알릴 수 있는 수단이 연예인 협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만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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