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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매물 거둬들이는 강남 집주인들 “특목고 폐지되면 집값 더 오를 듯”


입력 2017.07.20 06:00 수정 2017.07.20 05:46        원나래 기자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강남 집값 상승세 여전…매물부족 현상까지

“정부가 외고·자사고 폐지를 계속 언급하고 있는데, 만약 정말 특목고가 폐지되면 학군을 중요시하는 학부모가 어디로 오겠냐. 다 ‘강남 8학군’ 지역으로 오지 않겠나.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학군 수요가 앞으로 끊임없이 발생하면 집값은 지금보다 더 오를 것 같다. 팔려던 아파트를 다시 안 팔기로 마음먹었다.”(삼성동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집주인 김모씨)

“집주인이 집을 내놨다가도 시세가 오른다 싶으면 다시 거둬들여 전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집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집주인들도 네이버 부동산 등으로 쉽게 시세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팔리면 좋고, 아니면 기다리겠다는 식이다.”(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속에서도 강남 집값은 매우 견고한 모습이다.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원나래기자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속에서도 강남 집값은 매우 견고한 모습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물건을 구경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20일 부동산114의 아파트 시세변동 추이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 주요 대학 진학률이 높은 ‘강남 8학군’이 몰려 있는 강남구와 서초구 등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6월 말일 기준 3.3㎡ 당 평균 매매가격이 3524만원이었던 강남구 대치동은 올해 같은 달 기준 3876만원으로 매매가격이 올랐으며 이달 들어서도 꾸준히 올라 현재 391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역시 지난해 6월 말 3.3㎡ 당 평균 4115만원이었던 매매가격은 지난달 말 4725만원을 기록했고, 지난주 기준으로는 4729만원으로 여전히 오름세다.

특히 강남 지역은 매물이 없어 거래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 아파트 매매가격이 조금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규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일축하며 강남과 집값 하락은 ‘먼 나라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청담동 A공인 관계자는 “이미 급한 사람은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에 다 팔았다”며 “지금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집주인들은 그리 급하지 않은 사람들이라 ‘시간이 흐르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팔 생각을 안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매물이 있어야 시세를 비교할 텐데 지금은 그럴 상황도 아니다”라면서 “나중에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시세를 비교할 아파트도 없다”고 말했다.

강남 지역은 매물이 부족한 반면 수요는 여전히 많은데다, 강남 재건축 이주수요들도 겹쳐 현재 매물 부족 현상까지 겪고 있다. 다만 학군 수요로 인한 매매가격 상승효과는 일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집값 상승 요인은 고급 커뮤니티 및 인프라 구축, 재건축 기대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 중에 하나가 교육 환경을 들 수 있겠지만, 최근 출산율이 줄어들고 송도와 제주도에 국제학교가 생기면서 프리미엄 학교가 분산되는 등의 영향으로 예전만큼 학군 수요에 따른 집값 상승은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래도 강남 지역에 대한 희소성은 여전히 높아 상승폭의 차이는 있겠지만 연말까지 매매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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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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