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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높아지는 '강남권 재건축' 입찰 문턱


입력 2017.07.24 16:50 수정 2017.07.24 17:03        권이상 기자

입찰경쟁에서 제한경쟁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기준 넣기도

1000억원 이상의 입찰 보증금과 이주비 부담은 고스란히 시공사의 몫

최근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이 제한경쟁입찰과 천문학적 입찰보증금을 조건에 넣어 입찰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고의 유찰로 수의계약을 진행하려는 것과 단지의 미래가치를 위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미지는 방배5구역 조감도. ⓒ서울클린업시스템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일부 조합들이 시공사 입찰 조건을 최상위급으로 변경하며 시공사의 수주 문턱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

재건축 조합들은 시공사 입찰 기준에 시공능력평가순위 제한을 넣는가 하면, 현금 1000억원이 넘는 입찰보증금을 내걸고 시공사 모집에 나서고 있다.

이는 미분양 리스크가 없는 강남권 재건축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최상위 아파트 브랜드 유치해 향후 미래가치를 높이려는 조합의 의도로 해석된다.

건설사들은 이런 조건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강남권에 랜드마크 단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조합은 입찰보증금으로 무려 1500억원을 내걸었다.

입찰 방식은 시공능력평가순위와 상관 없는 일반경쟁입찰이지만, 아파트에 단일 브랜드를 걸기 위해 공동시공을 불허하고 자금여력을 갖춘 건설사의 단독 입찰만 가능케 했다.

특히 이 단지는 입찰보증금도 건설사에게 부담이 크지만, 시공사가 조합원에게 제공해야 하는 이주비가 만만치 않아 진입 장벽이 높다.

조합에 따르면 이 단지의 조합원은 총 2072명이다. 따라서 건설사가 주변 전셋값 시세를 감안해 철거에 앞서 조합원에게 제공해야 할 이주비만 총 3조8000억원(조합원 1인당 18억3000만원 수준)에 달한다. 시공사 입장에선 은행 섭외와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일원대우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경우 최근 세 번째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사 모집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합은 당초 일반경쟁입찰 방식을 건설사 최소 5곳 이상이 응찰해야 입찰이 성사되는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특히 조합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기준 7위 이내(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업체에만 참여자격을 부여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 제한이 워낙 높은 점 등 기준이 높아 이번 입찰도 역시 유찰되고 조합은 시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비사업시장 화두로 떠오른 방배5구역 재건축 역시 최근 두 번째 입찰 공고를 내고 일반경쟁입찰에서 제한경쟁으로 방향을 틀어 시공사 입찰을 진행 중이다. 지난 상반기 일반경쟁입찰로 시공사를 모집했지만,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해 입찰이 불발됐다.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은 이미 입찰조건에 보증금 400억원과 시공사는 계약 후 45일 이내에 현금 1100억원을 내야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조합은 올해 말 유예가 종료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절차를 서두르고 있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시공사 선정 시 고의 유찰 후 수의계약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입찰문턱이 높아지면 시공사의 부담뿐 아니라 추후 조합원 분담금 역시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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