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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거 용병술’ 아스날…개막전 징크스 탈출


입력 2017.08.12 07:01 수정 2017.08.12 07:20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1라운드부터 7골 주고 받는 난타전 속에 값진 승리

벵거 감독 용병술 덕분에 레스터를 잡은 아스널. ⓒ 데일리안DB

험난했지만 아르센 벵거 감독의 용병술이 개막전 승리로 이어졌다.

아스날은 12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레스터 시티와의 1라운드서 진땀 끝에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무려 7골이 터진 난타전이었다. 아스날은 지난 7시즌 동안 1라운드에서 1승 3무 3패로 개막전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올 시즌도 이러한 징크스가 이어지는 듯 보였다.

사실 킥오프 2분 만에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선제골이 나올 때만 해도 아스날의 압승이 예상되는 분위기로 흘렀다. 하지만 로랑 코시엘니, 시코드란 무스타피, 페어 메르테자커,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등 4명의 센터백 옵션을 모두 가용할 수 없었던 아스날은 90분 내내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레스터 시티는 여우같은 움직임으로 아스날 수비진을 유린했다.

특히 아스날은 파 포스트에 대한 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측면 공간을 쉽게 허용했다. 세트 피스에서는 엉성한 위치 선정과 집중력 부족으로 연거푸 골을 헌납했다. 수비뿐만 아니다. 1차 빌드업 과정에서도 수 차례 패스 미스를 반복하는 등 흐름이 자주 끊겼다.

후반 11분 바디에게 골을 내주며 2-3으로 내몰린 아스날은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에 벵거 감독은 후반 22분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일단 3-4-2-1에서 4-2-3-1 포메이션으로의 전환이었다. 부진했던 센터백 롭 홀딩 대신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를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늘린 것이 첫 번째 변화다. 지루는 최전방으로 이동하고, 라카제트가 2선의 왼쪽 윙어로 한 단계 내려왔다.

그리고 두 번째 교체 카드는 기동력이 저하된 모하메드 엘네니의 자리를 아론 램지가 채우는 형태였다. 또, 좌우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과 엑토르 베예린을 위치를 맞바꾼 점도 흥미로운 변화였다. 포백에서 체임벌린은 오른쪽 풀백, 베예린은 다소 생소하지만 왼쪽 풀백으로 이동했으며, 센터백은 나초 몬레알, 세아드 콜라시냑이 포진했다.

라카제트와 지루의 공존은 공격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었다. 라카제트가 레스터 센터백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렸던 약점을 지루가 보완했다. 라카제트는 왼쪽에서 훨씬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만든 뒤 수차례 날카로운 크로스로 조력자 역할까지 수행했다. 올 시즌 경쟁 관계에 놓인 지루와 라카제트는 서로 원터치 패스를 통해 공간을 창출해내고, 슈팅 기회까지 생산하는 모습이었다.

아스날의 파상 공세가 지속되자 레스터 시티는 더욱 수비 진영으로 내려앉으며 수비에 치중했다. 자연스럽게 아스날의 수비 약점은 최소화됐다. 경기 흐름을 바꾸는데 성공한 아스날은 후반 38분부터 골 사냥에 나섰다. 그라니트 자카의 절묘한 롱패스를 받은 램지가 침착한 터치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2분 뒤에는 자카가 올려준 코너킥을 지루가 헤더골로 마무리 지으며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사실 승리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더욱 많은 경기였다. 물론 주전 수비수들이 복귀한다면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개막전 징크스를 떨쳐내고 첫 단추를 잘 꿴 것은 큰 수확이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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