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루니, 맨시티전에서 결정타?
에버턴 복귀전 맹활약에도 스타들에 가려..강했던 맨시티전 기회
웨인 루니(31·잉글랜드)는 13년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친정 에버턴으로 돌아왔다.
본인의 선택에 따른 귀환이라면 좋았겠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헨리크 미키타리안, 앤서니 마샬, 마커스 래쉬포드 등과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탓에 맨유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루니의 귀환은 1115억 원에 에버턴에서 맨유로 이적한 로멜루 루카쿠, 866억 원의 이적료에 첼시 유니폼을 입은 알바로 모라타, 774억 원에 아스널로 합류한 알렉산드르 라카제트 등에 가려 관심도 받지 못했다. 지난 2004년, 10대 천재 소년이 구디슨 파크를 떠나 올드 트래퍼드로 향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루니는 더 이상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설 수 없을 것이란 세간의 시선을 뒤엎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왕의 귀환이란 표현이 맞을 정도로 루니의 구디슨 파크 복귀전은 화려했다.
루니는 지난 12일(한국시각), 홈구장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스토크 시티와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고, 복귀를 반겨준 홈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루니는 산드로 라미레스, 데이비 클라센과 함께 전방에 포진해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볐다. 맨유에서 뛸 때와 마찬가지로 볼 배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3선 지역까지 내려와 빌드업을 책임졌다. 드넓은 시야를 활용한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복귀골까지 터뜨렸다. 루니는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크로스 타이밍에 맞춰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했고, 절묘한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13년 만의 복귀전에서 터뜨린 결승골이다. 이후에도 루니는 경기장을 폭넓게 활용하는 패스로 에버턴 공격에 날카로움을 더했고, 동료들을 진두지휘하며 개막전 승리에 앞장섰다.
루니는 화려한 복귀전을 치러내며 부활을 알렸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루카쿠, 데뷔골을 터뜨린 모라타와 라카제트 등에 가려 루니의 복귀골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루니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부활을 만천하에 알리려 한다. 맨체스터 시티와 치르는 EPL 2라운드가 그 무대다.
맨시티는 맨유의 최대 라이벌이다. 루니는 맨유의 전설이었던 만큼, 누구보다도 맨시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엄청난 압박과 긴장 속에서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있다. 여기에 맨시티에는 라힘 스털링과 카일 워커, 존 스톤스 등 루니와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루니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지난 13년 동안 맨시티와 맞대결에서만 무려 11골을 뽑아냈다. 세계 축구의 ‘전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꼽는 최고의 골도 루니가 맨시티전에서 터뜨린 결승골이다. 루니는 지난 2011년 맨체스터 더비에서 루이스 나니의 굴절된 크로스를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에버턴은 맨시티전 풍부한 경험과 좋은 기억을 가진 루니를 앞세워 개막 2연승을 노린다. 조던 픽포드와 클라센 등을 새로이 영입했고, 아직은 신인이나 다름없는 칼버트-르윈이 주전으로 나서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개막전처럼 루니의 경험과 능력이 새로운 선수들의 잠재성을 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맨시티는 워커와 다닐루 등을 새롭게 영입해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고, 승격팀 브라이튼과 개막전에서 여러 문제를 드러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파괴력이 이전 같지 않음이 확인됐고, 압도적인 점유율에 비해 날카로움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브라이튼에 경험과 결정력이 있었다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었던 개막전이었다.
에버턴은 그 부분을 노린다.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우승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칼버트-르윈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워 맨시티의 배후 공간을 노리고, 네덜란드 국가대표 클라센의 경기 조율과 결정력에 기대를 건다. 무엇보다 맨시티와 수많은 경기를 치렀고, 득점도 터뜨렸던 루니가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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