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란]아픈 유럽파 '전북파'로 메우나
손흥민-기성용-황희찬 몸 상태 완전하지 않아
전북 현대 소속 이재성-김신욱 등 비중 커질 듯
[한국 이란]한국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결전의 날이 밝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 이란(FIFA랭킹 24위)전을 치른다. A조 3위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는 만큼 승리가 절실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기존 ‘캡틴’ 기성용과 ‘에이스’ 손흥민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부상으로 소속팀 프리시즌 일정도 소화하지 못해 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2017-18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초반 무려 7골을 쏘아 올린 황희찬도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을 선언한 구자철, 데뷔골을 쏘아 올리며 프랑스 리그 적응을 마친 권창훈 등의 출전은 무리가 없지만, 다수의 유럽파가 선발로 나서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란전 승부의 향방은 ‘전북파’에 달려있다. 전북 현대는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아시아 최고의 팀이다. 우승 주역인 이재성과 김신욱, 최철순, 이동국 등이 신태용호에 합류했다.
올여름 전북을 떠났지만, 우승을 이끌었던 김보경도 호흡을 맞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재, 전북 출신으로 133억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권경원도 이란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공격에서는 이재성과 김신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재성은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다. 중앙과 측면을 오갈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고, 패스와 드리블 등 창의적인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 박지성을 떠올리는 활동량과 저돌적인 침투,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도 뛰어나다.
김신욱은 플랜 A의 자격을 증명할 기회다. 주전 스트라이커로 나설 것이 유력했던 황희찬의 출전이 불명확해지면서, 김신욱의 출전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A매치 37경기에 나섰지만, 3골밖에 넣지 못했다. 2014년 1월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이 가장 최근 골맛을 봤던 경기다. 플랜 B로 취급당하며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고, 그의 머리만을 노리는 단순한 공격 패턴이 아쉬웠지만, 스트라이커라면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김신욱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에두, 이동국과 번갈아 가며 경기에 나서지만 좋은 몸 상태를 자랑한다. 26경기에서 10골을 뽑아내면서,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예리한 프리킥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이제는 대표팀에서 능력을 뽐낼 차례다.
김보경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 시즌, 이재성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며 K리그는 물론 아시아 무대를 휘어잡았다. 상대의 압박을 뚫어내는 간결한 드리블, 유럽 무대를 경험하며 얻은 시야와 패스, 득점력까지 있다. 구자철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가능성이 큰 만큼, 김보경이 공격의 지휘자로 나설 수 있다.
38세 노장이지만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도 있다. 이전과 비교해 출전 시간은 줄었지만, 존재감은 여전하다. 포항 스틸러스, FC 서울과 같은 강팀과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서 득점포를 가동하고, 교체 자원으로 나설 때는 분위기를 바꾸며 승리를 가져온다. A매치 103회를 소화한 경험도 그의 가치를 높여준다.
수비에서는 김민재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무대에 데뷔한 신인이지만, 대표팀 주전으로 손색없는 경기력을 뽐냈다. 189cm-88kg의 단단한 체격을 앞세워 공중볼을 장악함은 물론이고, 빠른 발까지 갖췄다. 공격적인 수비로 패스를 차단하고, 과감한 태클 능력도 지녔다. ‘캡틴’ 김영권과 무서운 신인 김민재의 호흡이 기대되는 이유다.
‘전설’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의 신임을 받는 권경원도 마찬가지다. A매치 경험은 없지만, 소속팀 활약을 발판으로 신태용호에 합류했다. 188cm-83kg의 좋은 체격을 지녔고,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를 오갈 수 있는 멀티 능력도 보유했다. 신태용 감독이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포어 리베로’를 활용한다면, 전북 출신 권경원의 선발 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란전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떨어진 한국 축구의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한다. 좋은 분위기로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떠나야만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다. 유럽파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만큼, K리그와 아시아의 자존심 ‘전북파’가 중심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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