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리스크 그늘 속 실물펀드 고공비행
최근 1개월 금펀드 수익률 5.86%, 원자재펀드 5.46%로 뒤이어
전문가 "금리인상 속도조절, 달러 약세 속 상승세 이어질 것"
지난 한 달간 북한의 '괌 도발', '핵실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하는 가운데 안정자산인 금·원자재·천연자원 등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금펀드의 수익률은 5.86%로 테마 펀드 중 가장 높았다. 금펀드 외에도 원자재(주식)펀드가 5.46%의 수익률을 보였고, 원자재펀드와 천연자원펀드도 각각 2.38%, 2.15%로 보여 수익률 상단에 위치했다.
반면 상반기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IT업종의 비율이 높은 IT펀드는 1.93%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또한 그동안 상승장의 효과를 톡톡히 봤던 금융펀드(금융)는 변동성이 커진 증시를 방증하듯 -6.77% 수익률을 보였고, ETF펀드(국내주식, -2.54%), 가치주펀드(-1.85%) 등도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실물 펀드들의 최근 상승세에 대해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당분간 실물 펀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를 추종해 좋은 수익률을 내던 지수추종펀드들이 최근 한 달새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받았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금을 보수화 시키면서 위험자산에서 안정자산으로 돈이 움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조 센터장은 안전자산으로 금과 보완재 성격인 달러의 약세가 금·원자재 등 실물 자산의 인기를 극대화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금이나 원자재 같은 실물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도 유가를 뺀 산업용 원자재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 극대화…위험자산→안전자산 자금 이동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 부장도 "공모 실물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고 저금리 기조 속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실물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실물펀드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실물 펀드 수익률이 증가하게 된 이유가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 심리의 영향인데 당장 북한 리스크의 해결이 요원해보이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결국은 불확실성의 문제인데 당장 북한 건국절인 9·9절 등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시장은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자금의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금리인상 속도조절, 달러 약세 기조가 강해지면서 시장 환경이 금시장에 유리한 환경인 건 분명하다"면서 "일시적 하락은 있겠지만,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금값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망했다.
지정학적 이슈와 별개로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실물 펀드가 당분간 각광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북한을 제쳐놓더라도 구리·아연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세계적인 원자재 단가 상승 추세가 있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중장기적 상승세를 예측했다. 이어 "상반기 전세계적인 호황으로 각 기업들의 재고가 많이들 동난 상황이고 이를 다시 채워넣기 위한 원자재 수요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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