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버거에서 교육까지…패션 넘어선 '생활문화기업'으로 영토 확장
식품·외식·화장품·호텔·레저까지…전방위 사업 확대
신규사업 위한 부서도 신설…사업별 시너지 효과가 관건
패션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 LF가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목표로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진행하는 등 수년 동안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는 최근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 상표권 및 일부 자산을 10억원대 가격에 인수했다. LF는 앞서 지난 5월에도 일본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 경영권을 300억원대에 인수했고, 지난달에도 식품 수입 유통회사 '구르메F&B코리아' 지분 71.69%를 360억원에 사들이는 등 식품 사업을 강화해왔다.
올해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등을 수입 유통하는 주류업체 인덜지 지분 53%도 62억원에 사들였다. 외식 사업도 진행 중이다. LF 자회사 LF푸드는 해산물 뷔페 '마키노차야'와 일본 라면 전문점 '하코야'를 운영하고 있다.
LF는 화장품, 호텔·레저, 유아 콘텐츠 등 기타 사업부문 영역을 다방면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뷰티 브랜드인 불리1803과 함께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데 이어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인 그린랜드의 국내 사업권도 확보했다.
지난 6월에는 계열사 LF스퀘어씨사이드가 강원도 양양군 지경리 부띠끄 호텔 및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사업을 위한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양양군 관광단지 조성 사업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데 따라 투자에 나선 것으로, 관광단지 착공은 내년 말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일부 개정해 호텔·관광숙박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최근에는 가정방문보육 및 영유아 교육 콘텐츠 전문업체 '아누리' 지분도 90% 인수했다. LF는 사업 확장 외에도 전문업체의 노하우를 활용한 영유아 보육·교육 지원책을 임직원 복지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LF가 올 들어 식품회사 3곳을 포함해 총 6곳을 인수하는 데 쓴 돈은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대대적인 사업 다각화를 시도할 수 있는 것은 현금 보유량이 비교적 풍부하기 때문이다. LF는 지난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296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40%로 낮다. 패션업체 중에서는 현금 보유량이 가장 높은 편이다.
LF가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선 것은 국내 패션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이 필요해진 탓이다. 하지만 아직 성과가 뚜렷하게 나오고 있지 않아 일각에서는 사업 확대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F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LF는 기존 핵심 역량이 집중된 패션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품력과 브랜드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고객 개개인에게 알맞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신규 사업들이 자리 잡으면서 이종사업간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LF가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의 90% 이상은 패션 부문에서 창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사업과 동시에 패션사업에서도 선택과 집중으로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270여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주력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지난 8월 아시아를 넘어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
남지현 LF 마케팅실장은 "헤지스는 LF의 주력 브랜드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체계적으로 수립된 중장기 계획에 의해 전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파워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전통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 사업은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철수했다. LF 측은 캐주얼 의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남성복 수익성이 악화돼, 1~2년 전부터 타운젠트 사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왔다고 설명했다. 남성복 마에스트로의 몰(Mall) 유통 전용 세컨 브랜드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는 35~45세 남성을 위한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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