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 가계부채 대책] 주택투기 시대의 종언?
정부 주택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주택담보대출 옥죈다"
부동산 시장 위축 불가피…단, 시장 충격 크지 않아
정부가 24일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방점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있다. 10월 현재 가계대출은 1313조원인데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744조원(54%)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연이어 쏟아지는 '부동산 규제책'의 후속 조치라는 성격도 짙다.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발표 시점이 8월 말에서 세 차례나 미뤄졌는데,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금융 규제 수위를 조절하자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일단 이번 대책의 핵심은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 및 비율을 낮추고, 신 DTI와 DSR 도입함으로써 다주택자들의 무분별한 추가 대출을 막는다는 것이다. 우선 내년 1월부터 DTI(총부채상환비율) 제도를 개선한 신(新)DTI를 시행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도입한다. HUG의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를 수도권은 6억원에서 5억원(기타 3억원 유지)으로 하향 조정하고, 보증기관(HUG, 주금공)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도 기존 90%에서 80%로 축소된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문재인 정부가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이전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경기부양책으로 썼다면, 현 정부는 '더 이상 주택시장을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마디로 돈 줄을 죄어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의지다. 특히 장기간 지속되어온 '1%대 저금리' 상황에서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쏠리며 '부채상환' 리스크도 커진만큼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측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5월 출범 이후 집값이 연이어 급등하면서, 일부 과열 지역에 핀셋 규제를 들이댄 '6·19 대책'을 가장 먼저 내놨다. 그러나 대책에도 불구하고 과열된 집값이 진정되지 않자 역대급 부동산 규제로 일컫는 '8·2 대책'을 가했다. 8.2대책을 통해 거래(투기과열지구 등), 세금(양도소득세 강화), 대출(DTI·LTV 강화), 청약(1순위 자격 및 가점제 확대) 등을 총망라한 규제였다.
이처럼 정부는 시장에 지속적으로 '주택 투기는 끝났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일련의 부동산 규제책을 통해 시장에 새로 진입할 투기수요를 억제했다면, 이번 가계 대책에선 가구별 상환능력과 총액 관리 등의 장기 로드맵을 통해 가부별 전략을 세분화했다. 이 과정에서 직접적인 규제 역시 다주택자이거나 잠재적 다주택자 수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과도한 자금을 조절하면서도 실수요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핵심"이라면서 "다만 대출 규제는 부동산 자금의 총량을 규제하는 것으로 매매거래가 줄어들게 되면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는 수요를 단순히 '실수요'만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투자수요'도 엄연히 시장을 지탱하는 한 축으로 보고 있는데, 연이은 고강도 규제책에 이번 가계대책까지 가해지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투자수요'들이 무더기로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신 DTI와 DSR 도입으로 가계부채를 줄이는데 효과는 줄 수 있으나, 다른 리스크들과 맞물려 거래절벽은 물론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낳을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입주물량 증가와 세금 등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까지 합세하면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내년부터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종료, 입주 물량 폭탄, 양도세 중과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집값도 일부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부동산 호황기를 이끌어온 핵심 요인인 초저금리 시대도 저물고 있어 유동성 악화로 시장 냉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대책의 강도가 예상보다 세지 않아 주택 가격이 급락하는 등의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주택자 중심 규제는 '8·2 대책' 이후부터 이어진 기조인 데다 이번 가계대책에 담긴 규제 역시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니어서다.
특히 정부는 신(新)DTI도입에 따른 선의의 서민·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순 만기연장이나 일시적 2주택담보대출, 청년층·신혼부부 등은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다. 또 신(新)DTI는 소득수준이 아닌 '부채 산정'에 변화가 있는 만큼 기존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의 경우는 크게 영향을 받거나 대출 한도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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