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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글리아티린 '대조약 지위' 주장…종근당과 대립각


입력 2017.11.09 17:20 수정 2017.11.09 17:21        손현진 기자

"종근당 글리아티린, 제네릭에 불과…대웅바이오 '글리아타민'이 대조약에 적합"

대웅제약 기자간담회 현장. ⓒ데일리안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의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성분명 콜린알포세레이트)' 국내 판권이 지난해 초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넘어가면서, 글리아티린의 '대조약 지위'를 놓고 두 회사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대조약은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을 개발할 때 약효비교를 위한 기준이 되는 의약품이다. 제약사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대조약과 제네릭이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으로 입증해야 시판허가를 받을 수 있다.

대웅제약은 2000년 이탈파마코의 원료를 공급받아 약 15년간 국내에서 글리아티린을 제조해 판매했으며, 식약처가 보통은 원개발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우선으로 지정하는 대조약 지위도 보유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1월 글리아티린 판권이 종근당으로 이전되고 식약처가 같은해 5월 종근당의 글리아티린을 대조약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대웅제약이 이에 반발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9일 본사 베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원개발사 품목이 아닌 제네릭이다. 원개발사와 판권계약만으로 대조약 지위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웅바이오가 개발한 '글리아타민'이 대조약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판권 계약이 끝난 뒤 대웅제약 관계사 대웅바이오는 글리아타민을 만들어 글리아티린의 공백을 메워왔다.

양병국 대웅바이오 대표는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의 마켓리더임과 동시에, 기존 대조약인 대웅 글리아티린과 본질적으로 가장 유사하다"며 "최적화된 제제기술을 이어받은 글리아타민이 대조약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처 고시에 나와있는 대조약 선정기준에 따르면 오리지널 신약 다음으로 '국내 최초 허가된 원개발사의 품목'이 대조약으로 우선적으로 검토된다. 대웅제약은 이를 근거로 자사 의약품이 대조약으로서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식약처가 올해 4월 19일 '국내 최초 허가된'이라는 문구를 고시에서 삭제하면서 '원개발사 품목'에 대한 정의 규정이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선정기준 제3호, 4호에 따라 생동시험을 실시한 제네릭 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실적이 가장 많은 품목이 대조약으로 선정되는데, 대웅제약은 이 기준으로도 글리아티린이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302억원,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은 45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대웅제약은 무엇보다도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제네릭인 '알포코'를 단지 허가변경한 제품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은 지속적인 개선으로 최적화된 제조기술을 갖췄으나, 종근당은 대웅으로부터 제조기술을 이전 받은 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종근당 글리아티린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 대표는 "의약품이 안전성과 효능을 갖추는 것은 기본적인 사항이고, 대조약 선정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데 원개발사 품목으로 대조약 지위를 갖게 된다는 게 부당하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종근당 글리아티린의 대조약 선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를 받아들인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식약처의 대조약 심판 공고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곧이어 종근당도 '식약처 대조약 변경공고 재결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이 종근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식약처는 지난달 20일 또다시 대조약 지위를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변경하는 대조약 선정공고를 냈다.

이후 대웅제약이 글리아티린 대조약 선정공고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해 중앙행정심판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대조약 지위를 대웅제약이 회수하게 됐다. 이처럼 유통허가가 취소된 대웅 글리아티린이 대조약 지위를 유지하면서 글리아티린 제네릭을 개발하려는 제약사들이 생동성 시험을 받을 길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불사할 방침이다. 김성환 대웅바이오 법무실장은 이날 "자사에 돌아올 법률상 이익이 얼마나 될지를 떠나 잘못된 대조약 지정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것"이라며 "종근당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중앙행정심판위의 항소심에 보조참가자로 참여해서 적극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 측은 글리아타민이 대조약으로 선정될 경우 얻을 이익에 대해 "대조약은 제네릭 평가 기준이기 때문에 그 상징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본다"며 에둘러 답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조약 지위가 주는 '오리지널리티' 특성에 따라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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