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 특수 누린 국내 기업들…공들인 '사전판매'가 한몫
이랜드, 1년간 빅데이터 기반으로 프로모션 준비
화장품 브랜드들도 사전판매 인기리 진행…중국 현지의 'K뷰티' 인기 입증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가 사상 최대 거래액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국내 유통업체들도 광군제 특수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군제를 앞두고 사전예약 판매나 관련 이벤트에 일찍이 나선 업체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 11일 24시간 동안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9.3% 급증한 28조30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한·중 양국이 최근 해빙 분위기를 보이면서 광군제 특수에 대한 국내 유통업계의 기대감도 높았다.
이랜드그룹은 국내 기업 중 광군제 당일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몰 '티몰'에서 광군제 하루동안 4억5600만위엔(한화 약 767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달성한 일매출 3억2900만위엔(한화 약 563억원)보다 39% 증가한 것이다.
이랜드는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한 사전 판매에서 지난해보다 64% 높은 194억원의 사전 매출액을 확보했다. 광군제 당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일매출을 넘어선 3억5000만위엔(한화 약 588억원)을 기록했다. 사전판매는 소비자들이 상품 가격의 10% 정도를 미리 내고 상품을 선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랜드는 물류 인원을 평소보다 20배 늘려 3일 안에 100만 건(190만 장) 배송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랜드차이나 관계자는 "이랜드의 차별점과 강점을 인정한 티몰이 광군제 기간 이랜드 브랜드를 A급 위치에 노출해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중국 진출 21년째인 이랜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성공신화를 확장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H몰이 운영하는 역직구 사이트 '글로벌H몰'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96% 급증했다. 글로벌H몰은 광군제를 앞두고 50여개 브랜드 20% 할인과 구매금액의 50% 적립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했고,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에 거주하는 고객에게는 구매금액이 8만원 이상일 경우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했다.
현대H몰은 지난해 광군제 기간에는 사드 이슈로 주춤했던 중국 매출이 올해 점차 회복세를 보여 글로벌H몰을 강화하고 관련 프로모션까지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화권 고객 비중이 50%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70%대로 회복됐다"고 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LG생활건강의 주요 화장품 및 생활용품 브랜드들은 지난달 20일부터 티몰닷컴과 역직구 사이트인 티몰글로벌의 광군제 예약판매에 참여했다.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가 티몰글로벌에서 예약판매 기간에 준비한 진율세트·인양세트 한정 물량은 완판됐고, 천기단 화현세트 역시 2만1000건 이상 예약판매를 기록했다.
LG생건은 티몰닷컴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화장품 매출은 68%, 생활용품 매출은 104% 가량 늘었고, 티몰글로벌에서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모두 지난해보다 46%가량 매출이 신장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달 20일부터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예약판매를 진행했다.
마몽드는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10일도 채 되지 않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배의 매출을 달성했고, 이니스프리는 온라인 예약판매 개시 20일이 되기도 전에 약 100억원 실적을 올렸다. 광군제 한정으로 제작된 설화수 기획세트도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약판매의 인기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광군제 기간에 티몰닷컴에서 지난해 대비 53% 성장한 약 3.87억위안(한화 약 651억원) 매출을 올렸다. 설화수의 대표 품목 '윤조에센스'는 광군제 당일 한때 1초에 약 1만병씩 팔렸고,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밤 라이트'는 1시간에 7만개가 팔리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헤어케어 브랜드 '려'의 자양윤모 라인 제품들도 이번에 첫 매진을 달성했다"며 "광군제 기간에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중국 현지 고객의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제품이 입점된 티몰의 사전판매 오픈 날짜가 10월 20일이어서 그보다 날짜를 앞당겨 진행할 수는 없었지만, 그 대신 지난 1년간의 고객 피드백과 빅데이터 자료를 기반으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을 중심으로 사전판매를 하다 보니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중국 소비자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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