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오르는 서울 아파트값...내년에도?
대출규제 강화 전 매수 움직임…“경기 지역은 전세에 이어 매매도 조정국면”
연말 비수기에도 서울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발표될 때만 잠시 주춤하다가 이내 다시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0.2% 안팎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변동률도 0.22%를 기록했으며, 재건축 아파트는 0.29% 오르면서 한 주 전(0.21%)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까지는 수요층 기반이 탄탄한 곳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센터 팀장은 “수요층이 탄탄한 준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더 강화되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앞두고 그 전에 집을 사려는 매수세의 움직임이 감지됐다”면서 “재료가 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상승 불씨도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주 가장 많이 아파트값이 오른 양천구와 성동구, 동작구 등에서는 대출규제 전에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면서 최소 1000만원에서 5000만원 이상까지 상승한 단지들이 일부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강남은 서울시의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심의가 미뤄지긴 했지만, 재건축 추진위 구성에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압구정동 신현대와 한양1차 등은 2500만~5000만원씩 올랐다.
다만 강남 재건축의 경우에는 내년부터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고 대출 규제 적용이 강화됨에 따라 올해 재건축 진행 여부에 따라 집값 상승과 하락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는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사업 속도가 붙으면서 연말까지는 호가 상승 계속 될 것”이라면서 “사업시행과 관리처분 인가 등을 얻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에는 초과이익환수 적용 여부에 따라 아파트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향후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봤다.
하지만 올 연말과 내년 초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경기 지역은 전세에 이어 매매가격도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김 팀장은 “전세매물이 적체된 오산, 부천, 수원 등이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며 “수도권은 연말로 갈수록 전셋값 하락 지역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