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종학 임명 강행 안돼"…한목소리 반발

靑, 홍 후보자 임명 강행…野 "오기 정치 "洪 포기해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청와대가 이르면 21일 홍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를 "내년 예산안 처리와 연계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결국 무산됐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홍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문재인 정부는 내로남불, 이중인격 정부임을 자인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어도 청문회를 했으면 보고서 채택을 해야 하는 것이 국회 역할"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자 오는 20일까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해줄 것을 국회에 재요청했다. 앞서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야3당의 집단 반대로 무산됐던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가 사실상 홍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야권은 이날까지 홍 후보자의 임명에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정부·여당이 예전과 다르게 최근 오기 정치를 하려는 것 같다"며 "홍 후보자도 (임명을) 밀어붙이는 것은 '오기 정치'라고 언급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지진을 이겨내려고 힘을 모으는데 청와대는 홍 후보자를 살리는데 몰두하고 있다"며 "홍 후보자를 포기해라. 한 사람을 얻고 모두와 등을 돌리는 일을 하지 않기를 상식의 이름으로 건의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권은 홍 후보자의 임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생 예산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국회가 인사 정쟁에 가로막혀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리 당은 인사 문제를 정치 쟁점화해 예산과 연계하려는 그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이르면 21일 홍 후보자를 임명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하면 홍 후보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채 임명되는 다섯 번째 장관급 고위 공직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