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에 수험생 이벤트까지…주말 '마케팅 격전' 예고
'수능 연기' 맞춰 수험생 마케팅도 줄줄이 연기…'블프'와 시기 맞물려
"해외직구에 뜨는 소비심리 잡아라"…유통가, 11월 비수기 극복 총력
오는 23일로 예정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첫 주말이자, 대규모 쇼핑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 관련 이벤트가 몰리는 주말을 앞두고 유통가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의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지난주 주말을 끼고 예정된 수험생 마케팅 행사들도 일제히 조정됐다.
롯데백화점은 16일부터 19일까지로 계획한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일주일 뒤인 23~26일로 연기했고,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으로 '애프터 수능 이벤트' 일정을 미뤘다. 현대백화점은 17~30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영패션 10~40% 할인 행사를 일주일 뒤인 24일부터 2주간 진행하기로 했다.
뷰티업체들도 수험생 이벤트 기간을 줄줄이 변경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편집숍 아리따움은 14일부터 16일까지 수험생 대상으로 진행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를 23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에뛰드하우스는 16일부터 시작하려던 수능 이벤트를 잠정 연기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에이블씨엔씨의 어퓨와 미샤 등 다수 브랜드도 수능 이벤트를 일주일씩 미뤘다. 잇츠스킨은 수험생 대상 이벤트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11월은 시기상 추석과 연말연시 대목 사이에 있어 비수기로 인식되지만, 유통업계는 수능 특수로 이를 극복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수능 이후 주말까지 4일간 전주 대비 여성 의류 매출이 23%p, 남성 의류 35%p, 화장품이 18%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유통업계도 수능 관련 이벤트를 일주일 미룬 곳이 많아 공교롭게도 블랙 프라이데이와 수능 이벤트 시기가 맞물리게 됐다. 오는 24일 시행되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최대 쇼핑행사로, 해외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여서 국내 직구족들의 관심이 높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 대행업체 몰테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배송 대행 건수는 3만5000건으로 2010년 3200건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몰테일은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 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해외직구로 향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응하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오는 30일까지 각각 '블랙세일', '어메이징 블랙 프라이데이' 기획전을 열고 인기 해외 상품을 특가에 선보인다.
김소정 이베이코리아 통합마케팅본부장은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를 겨냥해 해외직구의 번거로움 없이도 간편하게 글로벌 제품을 득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 제조사와 사전 협의를 통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게 됐다”며 “관세, 부가세 및 배송비가 포함된 해외직구 상품도 특가로 만나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몰은 오는 26일까지 연중 최대 할인폭이 제공되는 '시그니처 세븐데이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시행 첫 해 매출 신장률이 2.4%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는 매출액의 51.7%가 늘었다. 김예철 신세계몰 상무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고 빠른 배송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중국 광군제 시즌에 떠오른 소비심리가 지속될지도 업계의 관심이 높다. 지난 11일 광군제에 알리바바 올라인 쇼핑채널 'T몰'에서 발생한 소비는 28조원을 웃돈다. T몰에 입점한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입었다. 이랜드는 광군제 기간에 7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기업 중 매출 1위에 올랐고,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대비 53% 증가한 651억원의 매출을 올려 그 뒤를 이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광군제에 맞불을 놓는 '십일절' 행사에서 사상 최대 일 거래액 640억원을 올렸다. 1분당 4400만원씩 거래된 셈이며, 지난해 같은 날보다 37% 증가했다.
11번가는 오는 30일까지 '십일절 애프터파티-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선 블랙 프라이데이 대표 인기상품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며, 미국에만 한정됐던 직구상품 품목을 동남아와 유럽, 일본 등으로 확대했다.
박준영 SK플래닛 11번가 MD1 본부장은 “모든 고객이 불편 없이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브랜드 인기 상품들을 간편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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