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체 평가’ 신태용호, 4년 전 알제리가 될까
독일-멕시코-스웨덴과 한조 되며 16강 빨간불
브라질 월드컵 당시 알제리의 교훈 떠올려야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조 추첨 결과가 발표되자 당시 한국은 알제리를 1승 제물로 여기며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반대로 이제는 한국이 상대국들에게 만만한 1승 상대가 됐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의 교훈을 살린다면 우리가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지 말란 법도 없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멕시코-스웨덴과 한 조에 묶이며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현재 FIFA랭킹 1위인 독일은 여전히 강하고, 멕시코는 월드컵서 6회 연속 16강에 꾸준히 진출한 북중미의 강호다.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은 유럽의 강호로 지역예선에서 이탈리아를 제압하고 올라왔다.
F조 가운데 한국이 최약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미국 ESPN은 독일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을 82.5%, 멕시코 51.0%, 스웨덴 48.2%, 한국 18.3%로 봤다. 또한 상대국들의 감독은 아직까지 한국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는 반응이다.
해외 언론들은 F조에서는 피파랭킹 1위 독일이 무난히 조 선두로 16강에 진출하고, 멕시코와 스웨덴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조 국가들이 전력 분석에서 한국을 후순위로 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히려 한국으로서는 최약체 평가가 나쁘지만은 않다.
냉정한 현실 인식은 다가오는 러시아 월드컵을 더 비장하게 준비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한국은 더는 참가에 의의를 두지 않는다.
3년 전 알제리의 선전은 한국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 H조 최약체로 꼽혔던 알제리는 첫 경기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했지만 한국을 4-2로 제압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후 최종전에서 러시아와 비기며 벨기에에 이어 조 2위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방심했다가는 알제리에게 큰 코가 다쳤던 것처럼 이제는 한국이 상대국들에게 본 때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현재 피파랭킹 1위지만 역대 독일과의 승부는 항상 치열했다. 1994 미국월드컵 조별예선에서는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3-0에서 3-2까지 따라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준결승에서는 발락의 결승골로 안타깝게 무릎을 꿇었다. 이운재의 선방이 발락의 왼발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또 몰랐다. 이후 한국은 2004년 국내서 열린 평가전에서 독일을 3-1로 제압한 적도 있다.
또한 신태용호에는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아 독일 축구에 익숙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손흥민이 버티고 있고, 구자철, 지동원, 김진수 등 분데스리가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F조 최강 독일과도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힘은 분명 가지고 있다.
최약체 평가는 맞지만 주눅들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상대국의 저평가는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피나는 노력과 철저한 준비가 동반된다면 한국 역시 2014년의 알제리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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