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못해도 재건축은 '속도전'…조합설립인가 '분주'
8.2 대책 후 서울 6곳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신청
매매 불가능해도 사업 추진이 조합원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게다가 강남권에는 초과이익환수제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 신청 단지 늘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재건축 사업이 예상과 달리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이 잇따라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관리처분총회을 열고,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에 서두르고 있다.
이는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재건축 조합설립 시점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사업진행이 더딜 것이란 전망과는 다른 모습이다.
재건축 조합들은 사업을 연기하는 것보다 추진에 가속도를 붙이는 게 조합원들에게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서울 재거축들은 대부분 사업 추진이 가시화된 상태여서 어느정도 시세에 반영이 돼 손바뀜이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가 사업 지연 우려와 달리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다음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은 총 47곳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8·2 부동산 대책 이후 조합인가를 받은 곳은 6곳에 달한다.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개포한신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4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앞서 진행된 조합설립인가 주민동의률은 96.14%로 높았다.
이 아파트는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단지 규모가 크고 기존 용적률은 낮아 사업성이 우수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이 사업은 재건축을 통해 622가구 아파트를 35층, 825가구로 다시 지어진다.
같은날 영등포구 유원제일1차 재건축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단지는 기존 360가구를 434가구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당산역과 영등포구청역 사이에 위치하고, 지하철 2·5·9호선을 이용하기도 좋은 알짜 단지로 평가된다.
조합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이 조합 설립인가 미뤄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조합인가 신청을 최대한 미뤄 지난달 인가를 획득했다”며 “빠른 사업 진행이 다수의 조합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판단해 앞으로 사업 추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용산구 산호 재건축은 지난 8월 31일 ▲영등포 남성 재건축은 8월 29일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은 8월 10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다음 일정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또 성동구 한남하이츠는 지난달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상태로 연내 인가가 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시공사 선정을 완료한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들은 내년부터 적용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총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대부분 최근 2~3년간 시세가 많이 올라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하면 가구당 1억~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들이다.
게다가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면 정부가 연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선정하지 않을 경우 상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실제 서울 서초구 신반포13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2일 오후 관리처분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조합은 오는 11일 관할 구청인 서초구청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단지도 지난달 30일 관리처분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안을 90% 이상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이들 조합은 총회 직후 서초구청에 관리처분계획안 의결안을 제출해 관리처분인가 신청 절차를 마쳤다. 이로써 해당 조합은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지 않게 됐다.
이달에는 강남구 대치2지구, 신반포15차, 서초구 신반포14차, 송파구 미성·크로바 등이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관심을 끌었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이달 26일, 잠원동 한신4지구와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는 각각 28일과 25일에 관리처분총회를 열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경우 시간을 끌수록 사업비 증가 등으로 조합원들의 경제적 손실이 커져 가능하면 사업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매매를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규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넋놓고 볼수만은 없다고 판단하는 조합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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