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도 예금이자 못 올려…경쟁력 잃는 저축銀
미 기준금리 25bp인상 이어 내년도 추가상승…한은도 속도 높일 가능성↑
예금이자 올릴 여력 없는 저축은행…시중은행과 격차 줄어 고객이탈 걱정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추가적으로 예금이자를 인상하기 어려운 저축은행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부터 꾸준히 예금금리를 올려온 데다 내년부터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져 수익성 하락이 자명해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이자율을 높이면서 저축은행과 격차가 좁아지고 있어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이날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1.25~1.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 인상이다.
미 연준은 내년에도 3번 가량의 추가적인 인상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경제성장률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실업률까지 200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4.1%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건전성이 강화되고 있는데 따른 자신감이다.
지난달 이미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한국은행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초 내년 하반기쯤 추가 인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미국이 연초부터 금리를 올리면 역전 현상이 벌어져 자본이탈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행도 미국의 금리 정책 속도에 발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저축은행들도 고민에 빠졌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율도 올라가야하지만 추가적인 인상 여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에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 선제적으로 예금 금리를 인상해온데다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낮아져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1년 만기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2.44%로 올해 초(2.08%)보다 0.36%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시중은행들이 예금상품 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과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케이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25%로 저축은행과 0.19%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예금금리가 저축은행의 장점이었지만 경쟁력이 점점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신액이 줄면 예대율 규제로 대출도 같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저축은행에게는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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