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화장품의 진화 어디까지…'유전자 화장품' 등장 눈앞
고객 피부진단·선호도 기반 맞춤형 화장품 각광…올해 제도화 앞둬
유전자 정보에 맞는 화장품 개발도 진행…바이오 전문업체와 파트너십 활발
개인의 피부 타입에 맞춘 '맞춤형 화장품'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화장품업계가 피부 외형에 대한 진단을 넘어, 소비자의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화장품 개발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서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부터 달라지는 식·의약품 분야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맞춤형 화장품의 제도화'가 꼽힌다. 소비자의 다양한 개성과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혼합 및 소분해 판매되는 맞춤형 화장품을 제도권에 편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식약처는 제도 운용을 위해 올해 12월까지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 제도 등 세부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고객 취향에 따라 파운데이션이나 립스틱 색상을 섞어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관계 당국이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 국내에서 허용되는 맞춤형 판매 대상은 향수, 코롱 등 4개 방향용 제품류와 로션, 크림 등 10개 기초화장 제품류, 립스틱 등 8개 색조화장 제품류 등이다.
지난 5월 오픈한 에뛰드하우스 명동점 플래그십 스토어는 3층 '컬러 팩토리'에서 퍼스널 립스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컬러 전문 아티스트의 퍼스널 컬러를 추천받을 수 있고, 소비자 스스로 선호하는 립 컬러를 선택해 나만의 립스틱을 현장에서 제작할 수 있다. 올해 맞춤형 화장품 제도화가 이뤄지면 한층 더 체계적인 맞춤형 서비스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업계는 피부타입 진단이나 소비자 선호를 기반으로 하는 것을 넘어, 유전자 정보 분석에 따른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체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해 9월 유전체 분석 기술을 보유한 한미 합작 법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의 지분을 10.6% 인수했다. 양사는 한국콜마의 제조기술 및 마케팅 역량과 EDGC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비타민C 대사가 낮은 소비자에게는 비타민C가 함유된 화장품을, 탈모인자를 가진 소비자에게는 탈모예방 식품을 추천해줄 수 있다"며 "향후 비침습 산전검사, 암 진단 서비스 등 예방의료 부문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정보의 분석 및 해석 결과를 미용·의료·식품 등 산업과 융복합하는 것은 '유전체 사업'으로 불리는데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화장품업계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바이오 전문업체와 파트너십도 활발하게 맺고 있다.
잇츠한불은 유전체 연구개발 기업 '디엔에이링크'와 지난해 7월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디엔에이링크는 개인 유전체 분석 기술과 유전체 빅데이터 구축 기술을 제공하고, 잇츠한불은 유효성 평가 및 소재개발 기술, 제품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잇츠한불은 1~2년내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기술을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말 유전체 분석 전문 '테라젠이텍스' 산하 바이오연구소와 피부 관련 유전자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테라젠이텍스는 2014년부터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아이오페'의 피부 연구소 '바이오랩'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피부 유전자 분석 연구를 진행해왔다.
홍경원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연구개발부 박사는 양사의 업무협약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연구로 도출한 결과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유전자 검사와 화장품을 결합한 통합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2016년 말 유전체 기술 전문인 '마크로젠'과 설립자본금 60억원을 공동 출자해 합자법인 '젠스토리'를 세웠다. 젠스토리는 소비자가 직접 탈모, 피부노화, 비만 등 유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 서비스' 개발 및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LG생건의 영업망과 마크로젠의 유전체분석 기술력을 결합한 상품 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유전체 사업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로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며 "적어도 올해 안에는 유전자 맞춤 화장품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