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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 "도정법 개정 전 '제한경쟁입찰' 서두르자"...왜?


입력 2018.01.03 06:00 수정 2018.01.03 05:56        권이상 기자

봉천4-1-2구역, 인천 학익3구역, 도하1구역 등 제한경쟁입찰로 전환

일부 조합들 입찰조건 어렵게 고의 유찰 후 수의계약 꼼수로 이용하기도

최근 서울·수도권 재개발 사업지에서 제한경쟁방식으로 시공사를 모집하는 조합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택가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최근 서울·수도권 재개발을 중심으로 시공사 입찰방식 가운데 시공사 입장에서 입찰조건이 까다로운 '제한경쟁입찰'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2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개정되면 일반경쟁입찰이 의무화를 앞두면서 트기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제한경쟁입찰 방식은 조합이 특별한 자격(시공능력평가순위)이나 조건, 지역우선 등을 충족한 건설사만 입찰에 참가시키는 것이다.

이 방식은 시공사와 주택 브랜드를 따지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에서 성행했던 것으로, 일반입찰보다 입찰성사조건이 어렵다보니 유찰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쉽게 말해 입맛에 맞는 업체 선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일부 조합들은 이를 악용해 고의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현행 도정법에서는 제한경쟁입찰은 5곳 이상이 응찰해야 입찰이 성사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경쟁입찰은 2곳의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해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수도권 재개발 사업지에서 제한경쟁방식으로 시공사를 모집하는 조합들이 늘고 있다.

실제 서울 봉천4-1-2구역 재개발 조합은 제한경쟁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서울 봉천4-1-2구역 재개발 조합은 건설사 입찰 참여 조건으로 ▲2017년 기준 도급 순위 20위 이내 ▲입찰보증금 160억원을 납부한 업체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기 전 입찰보증금 중 1억원을 먼저 납부하고 현설에 참여한 업체 ▲업체 간 공동도급 불가 등을 내걸었다.

이번 두 번째 입찰로 앞서 조합은 지난달 22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첫 번째 시공사 현설을 열었지만, 참여사가 부족해 자동유찰을 겪은 적이 있다.

입찰조건이 까다롭고 당장 최소 수식업원의 현금이 필요해 부담을 느낀 것이다. 조합은 오는 3일 2차 현설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사업지의 공사비 규모는 2023억여원으로, 3.3㎡당 공사비 입찰 상한가는 470만원에 이른다. 봉천4-1-2구역은 관악구 봉천동 산101 일대 3만3512.6㎡를 재개발하는 것으로, 용적률 285.14%, 건폐율 20.9%가 적용된다. 재개발 후 지하 3층∼지상 28층 공동주택 9개동 997가구(임대 200가구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 등이 건립된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학익3구역 재개발이 제한경쟁입찰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조합은 지난해 11월 일반경쟁 방식으로 추진한 시공사 입찰이 참여사 부족으로 유찰된 이후, 제한경쟁으로 입찰을 방식을 변경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학익3구역의 제한경쟁입찰 조건이 2017년 도급 순위 8위 이내인 건설사에게만 입찰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사실상 입찰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인천 도화1구역 재개발 조합도 제한경쟁 방식으로 시공사를 모집한다. 2017년 도급 순위 20위 이내인 건설사만 참여할 수 있으며, 건설사 간의 공동도급을 불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이 제한경쟁입찰을 선택하는 정비사업 조합이 늘어나는 것은 유찰 후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도정법에서는 일반입찰방식이나 경쟁입찰방식이 같은 조건으로 3차례 유찰되면 조합이 특정 건설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시공사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종료로 시공사 선정을 서둘러 사업기간을 단축하려던 ▲방배5구역 ▲신반포22차 ▲일원대우 ▲문정동136번지 등의 재건축 조합이 제한경쟁방식으로 시공사 입찰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한경쟁입찰로 입찰이 성사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와 같은 일부 조합들의 꼼수가 빈번해지자, 정부도 도정법을 개정하고 구체적인 지침과 고시 등을 손질하는 중이다.

올 2월 9일부터는 개정 예정인 도정법은 일반경쟁입찰방식 의무화 예정, 만약 제한경쟁입찰 진행할 경우 입찰조건 최소화 등으로 축소하고 조달청 전자조달시스템 활용토록 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합들 입장에서는 일반경쟁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면 업체들간의 과도하한 경쟁이 생겨 저가수주 만연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며 “하지만 개정 전 고의로 입찰을 유찰시켜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꼼수가 벌어지고 있어 정부는 제한경쟁입찰에 대한 명확한 지침 등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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