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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저승사자'…김기식 금감원장 컴백에 금융권 '폭풍전야'


입력 2018.03.30 15:55 수정 2018.03.30 16:21        배근미 기자

참여연대-야당 국회의원 거치며 재벌·금융권 정조준…'개혁강경파' 평가

은산분리 및 금융권 약탈적금융 '강력 비판'…금융위와 정책 호흡 '관심'

‘정무위 저승사자’ 김기식 전 의원이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됐다. 재야와 정치권을 두루 거치면서 금융권과 대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과 변화를 주문해 온 김 내정자의 등장으로 금융권 전반은 폭풍전야에 휩싸였다. ⓒ데일리안

‘금융권 저승사자’ 김기식 전 의원이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됐다. 재야와 정치권을 두루 거치면서 금융권과 대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과 변화를 주문해 온 김 내정자의 등장으로 금융권 전반은 폭풍전야에 휩싸였다.

3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김기식 현 더미래연구소장(제19대 국회의원)을 최흥식 전 금감원장 후임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김 내정자가 참여연대 사무처장 및 정무위 국회의원 경험 등을 거치며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과 금융정책 및 감독제도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인선 배경을 밝혔다.

김 내정자의 이번 인선을 놓고 금융권은 긴장감을 애써 감추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참여연대 시절부터 삼성물산 및 제일모직 합병 문제를 지적하는 등 대기업을 겨냥했고 국회의원 당시에도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의 산업자본 소유를 금지시킨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등을 이끌어내는 등 역대 정무위에서도 손꼽히는 재벌 저격수로 꼽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물론 그와 밀접하게 연관된 금융당국 내부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쓴 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김 내정자의 등장으로 가장 먼저 금융권과 재벌에 대한 칼날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하나금융지주 사태로 귀결되는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가 ‘김기식표’ 금융개혁의 최우선 순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14년 KB사태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내정자는 KB금융사태를 규탄하며 “금융지주 경영진에 대한 제재 시 경영상 책임 문제를 물을 수 있는 제재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및 신한은행 또한 정관계 고위인사 등 고객들에 대한 불법 계좌조회 등의 혐의로 김 내정자에게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고금리를 이용한 금융회사들의 이른바 ‘이자장사’ 행태 등 이른바 약탈적금융에 대한 당국의 검사강도 역시 강화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15년 연 34.9%에 달하던 법정최고이자율을 여신금융기관 20%, 대부업체 25%로 각각 낮추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 김 내정자는 “금융권 전반에 걸쳐 일괄적인 고금리 관행이 여전하다”며 “서민가계의 부담 경감을 위해서라도 서민금융에 대한 금리 인하가 절실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자본확충 문제 해결을 위해 은산분리 완화를 필요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도 줄곧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오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진행 중이던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고 그 소유 지분을 4% 이하로 제한한 은산분리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마땅하다”며 당시 관련 개정안을 전부 폐기시키는가 하면 주식보유한도를 기존보다 더 축소시키기도 했다.

김 내정자의 이같은 개혁적 성향으로 인해 금융권은 물론 자칫 상부기관인 금융당국과의 마찰로도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앞으로 금융정책에 있어 손발을 맞춰야 하는 관료 출신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의견 합치가 얼마나 잘 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김 내정자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앞서 제19대 국회에서 정무위 국회위원과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김 내정자는 KB사태 제재 혼선에 대한 책임을 놓고 당시 금감원 수석부원장이었던 최종구 위원장을 강하게 질타하고 고발 조치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인선이 금융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금융권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김기식 금감원장 내정자 인선은 금융시장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맞먹는 충격”이라며 "아마도 이례적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무위 의원들에 맞서 싸우는 감독당국 수장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성향 상 금융시장 전반에 있어 금융개혁에 대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신호를 줄 것으로 전망되지만 과거 야당 의원 시절과 달리 자리가 자리인 만큼 시장 안정성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면모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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