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초 인질범 "군에서 생긴 병, 국가 보상 없어서 범행”
"피해학생에 죄송하게 생각. 병이 악화된 탓"
"피해학생에 죄송하게 생각. 병이 악화된 탓"
2일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양 씨(25·남)는 범행 동기에 대해 "군대에서 질병이 생겼는데 아무도 보상을 해주지 않아서 범행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방배경찰서 등에 따르면 양 씨는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방배초 교무실에 침입해 4학년 여학생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씨는 여학생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기자를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12시 43분쯤 양 씨를 제압해 체포했다. 경찰은 양 씨가 간질 증상을 보여 체포 직후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도록 했다. 이어 경찰은 오후 4시 35분께 양 씨를 서울 방배경찰서로 데려와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양 씨는 압송되는 과정에서 취재진을 향해 군에서 가혹 행위·부조리·폭언·협박으로 정신적 압박을 크게 받아 뇌전증과 조현병이 생겼지만 아무도 어떤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피해자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는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가 병이 악화해서"라고 말했다.
경찰은 양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는 한편 인질강요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인질로 잡혔던 학생은 다친 곳 없이 구출돼 병원으로 옮겨져 스트레스 반응 등 검사를 받은 뒤 2시간 만에 퇴원했다.
병원 측은 현재 학생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보이며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이 있는지 외래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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