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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 쏠림 극복"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성장통'


입력 2018.05.14 06:00 수정 2018.05.14 06:40        부광우 기자

올해 초반 TM 초회보험료 1년 전보다 30% 감소…1위 내줘

대면 영업 확대 나섰지만…생보업계 최장수 CEO 실험 주목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데일리안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이 텔레마케팅(TM) 특화 보험사라는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TM 영업 비중을 대폭 낮추고 대면 판매 채널을 키우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한 가운데 성장통도 함께 시작되는 모양새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오르도록 라이나생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홍 사장의 새로운 선택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보험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1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라이나생명이 TM 판매 채널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39억원으로 전년 동기(56억원) 대비 30.4%(17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생보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다.

이런 변화에 남다른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라이나생명이 국내 생보 TM 시장에서 갖는 독보적 지위 때문이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생보업계 TM 신규 영업 4분의 1이상을 독차지한 이 시장의 최강자다. 지난해 생보사들의 전체 TM 초회보험료 1098억원 중 25.2%(277억원)가 라이나생명의 몫이었다.

이처럼 라이나생명은 TM을 통한 판매에서 힘을 빼는 대신 국내 보험업계의 전통적 영업 방식인 대면 채널을 대폭 강화했다. 라이나생명이 올해 1~2월 대면 모집에서 기록한 초회보험료는 19억원으로 전년 동기(13억원) 대비 46.2%(6억원) 늘었다. 비록 아직 액수가 적기는 하지만 같은 기간 생보업계 대면 채널 초회보험료가 1조6782억원에서 8517억원으로 49.2%(8265억원)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모습이다.

생보사들의 대면 판매가 이 같이 크게 줄어든 것은 금리 반등과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에 대한 대비를 위해 저축성 상품 판매를 줄이고 있어서다. 다만, 라이나생명의 경우 이전부터 저축성 보험에 치중하지 않아온 생보사인 만큼 근래의 대면 영업 확대 역시 보장성 보험 확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라이나생명의 영업 구조도 요동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라이나생명의 총 초회보험료에서 TM 채널이 차지한 비율은 67.7%로 전년 동기(81.8%) 대비 14.1%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대면 모집 비중은 18.2%에서 32.2%로 14.0%포인트 상승했다. 그래도 여전히 TM 영업 비중이 절반을 넘는 생보사는 라이나생명이 유일하다.

실제로 최근 라이나생명은 방카슈랑스 판매 채널을 다시 오픈하고 보험대리점을 확대하는 등 TM 의존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달 말 방카슈랑스(BA) 사업부에 이정현 상무와 서영학 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기존 관련 부서를 사업부로 확대했다. 라이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영업은 그 동안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또 지난해에는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인 라이나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대면 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라이나생명이 이 같이 판매 방식을 바꾸고 나선 배경에는 TM 시장의 축소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생보사들의 연간 TM 판매 초회보험료는 2015년 1337억원, 2016년 1257억원에 이어 지난해에 이르기까지 최근 3년 동안에만 17.9%(239억원) 줄었다.

이처럼 TM 시장 위축되고 있는 이유는 변화한 영업 환경에 있다. 설계사를 통한 대면 판매가 사실상 영업의 전부였던 과거 보험 시장에서 TM 채널은 편리한 가입을 무기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전화로 보험을 추천받는 고객들의 피로도가 커지며 영역이 줄고 있다. 더욱이 2014년 신용카드사들의 초대형 고객정보 유출사건 이후 관련 영업에 제약이 많아졌다는 점도 TM 채널에 악재가 됐다.

문제는 라이나생명이 이처럼 빠르게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부작용도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대면 판매 증가폭이 TM 영업 감소폭을 메우지 못하면서 올해 1~2월 라이나생명의 전체 초회보험료는 58억원으로 전년 동기(69억원) 대비 15.9%(11억원) 줄었다.

이 과정에서 라이나생명이 TM 시장 선두를 내줬다는 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올해 2월까지 교보생명의 TM 판매 초회보험료는 53억원으로 전년 동기(6억원) 대비 783.3%(47억원) 급증하면서 라이나생명을 2위로 밀어낸 상황이다.

교보생명의 TM 채널 초회보험료가 이처럼 불어난 것은 기존 종신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전환용 상품을 TM 채널에서도 제공한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일시적 효과로 볼 수도 있지만 라이나생명이 TM 시장에서만큼은 워낙 큰 격차로 다른 생보사들을 따돌려 왔던 과거를 감안하면 변화의 상징으로 읽히는 지점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라이나생명의 전략 설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8년 가까이 라이나생명을 이끌며 TM 전업 보험사로 독자적인 자리를 잡게 한 홍 사장이 스스로 시작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자산 기준으로 보면 국내 25개 생보사들 중 22위에 위치한 소형사지만 순이익으로는 5위에 자리하며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화하는 보험 시장의 여건을 고려하면 TM 영업에 대한 쏠림 현상을 완화하자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편이지만 설계사 등 대면 영업 네트워크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어느 정도의 속도 조절은 필요해 보인다"며 "TM 전문 보험사라는 독특한 입지를 구축하며 생보업계 최장 CEO가 된 홍 사장이 자신의 업적을 뒤엎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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