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40곳, 이랜드리테일 3곳 등 보유 매장 활용해 리츠 사업 전개
직접 상장보다 문턱 낮고 시간‧비용도 절감…높은 배당률 부담 지적도
리츠(Reits)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유통기업들이 늘고 있다. 금융기관 차입이나 직접 상장에 비해 비용이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이다. 특히 주요 상권에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통기업들의 경우 리츠 법인과의 장기 임대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리츠를 이용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가 보유한 매장 40곳을 활용해 리츠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는 홈플러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80여 매장 중 절반 수준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로부터 예비인가를 획득했으며, 연내 리츠 법인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리츠 회사 지분 중 20%는 홈플러스가 보유하고 나머지 80% 지분을 공모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배당 수익률은 6%대로 시중 금융기관 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새로 설립된 리츠 법인은 홈플러스로부터 받은 임대료를 투자자들에게 배당 형식으로 지급하게 된다.
이랜드리테일도 뉴코아아울렛 3개점(야탑점, 평촌점, 일산점)을 이용해 리츠 사업에 나선다. 이 3개 매장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 중인 50여개 매장 중 매출액 기준 10위권 내의 고수익 점포들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리츠 법인인 ‘이리츠코크렙 기업구조조정 부동산 투자회사(이하 이리츠코크렙)’를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과의 최소 16년 장기 책임 임대차 계약에서 벌어들이는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연 7% 내외의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공모 예정가액은 4800~5200원, 총 공모금액은 약 800억원이며, 공모 후 시가총액은 약 3100억원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리츠 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로 2개 점포에 대해서도 리츠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츠를 통해 자금 조달이 원활해진 만큼 이랜드리테일은 당초 연내로 계획했던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할 예정이다. 올 연말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리츠가 각광을 받는 것은 기업을 직접 상장하는 것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할 경우 기업 신용도가 하락하고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상황에 악영향이 미친다. 하지만 리츠는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고 보유 자산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식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리츠를 통한 우회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통기업들의 경우 직접 보유하고 있는 매장이 다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리츠를 통한 자금조달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배당수익률이 향후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기관 대출 이자율이 4~5%인 반면 리츠를 통한 투자자 배당은 6~7% 수준으로 대출 이율보다 1~2%p 높다. 높은 배당률이 초기 투자자를 모집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배당률이 높을수록 기업이 가져가는 이익이 적어져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