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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최저임금법 개정안 철회' 요구…임금부담 최대 40% 늘어


입력 2018.11.18 12:00 수정 2018.11.18 12:04        박영국 기자

"'가상의 시간' 포함한 최저임금 산정은 시급 본질적 정의 위배"

"최저임금 산정시간은 국회 입법 사안…정부 손 떼야"

대법원 vs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월 최저임금(2019년 최저임금 8350원 기준).ⓒ한국경영자총협회

"'가상의 시간' 포함한 최저임금 산정은 시급 본질적 정의 위배"
"최저임금 산정시간은 국회 입법 사안…정부 손 떼야"


최저임금 산정시간 수에 실근로시간 외에 유급처리된 시간까지 포함토록 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문제점을 지적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개정안대로라면 강성노조에 밀려 단체협약 조항에 유급휴일을 많이 포함시킨 기업의 경우 월 최저임금 부담이 대법원 판결 기준 대비 최대 40%까지 늘어나는 등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경총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지난 16일 법제처에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개정안은 현재 입법예고 종료 후 지난달 19일 법제처로 이송돼 심사 중이다.

경총은 전문적 법률 자문을 받아 작성한 검토의견에서 개정안이 법적 공평성·객관성·단일성·확정성 등 법적 차원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주휴시간’ 같이 실제 일하지 않는 ‘가상의 시간’을 포함해 최저임금 시급(시간당 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국민적 상식과 시급의 본질적 정의에 맞지 않는 부당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은 그 본질적 특성상 소정근로시간, 즉 실제 근로를 제공한 시간에 대한 임금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실제 근로여부에 관계없이 지급되는 ‘주휴수당’에 대한 근로시간 같이 시간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가상의 시간’을 포함해 최저임금 시급을 산정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본질에 반한다는 것이다.

경총은 “가상의 시간을 합산해 나눈 값으로 1시간 일한 가치를 매긴다는 것은 국민적 일반 통념과 상식에 반할 뿐만 아니라 개념적으로 시급의 본질적 정의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정부의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 판결의 실체적 측면을 도외시 한 ‘어휘적 측면의 형식 논리적 주장’이라는 비난도 펼쳤다.

고용노동부의 주장은 ‘대법원은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만 판결’한 것이기 때문에 시행령에서 ‘소정근로시간 외 유급처리 된 시간’을 최저임금 산정시간 수에 추가하는 것은 대법원 판례와 무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총은 대법원이 판결문에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근로제공이 없는 시간을 뺀 ‘소정근로시간’만으로 최저임금 시급을 산정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전제 하에 판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판결 취지는 ‘주휴수당은 당해 주의 소정근로일의 근무를 전부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라는 측면에서 ’분자인 최저임금 산입임금‘에 포함시키지만, 주휴에 해당하는 시간은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분모인 근로시간 수‘에서 제외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입법 연혁을 고려해도 이번 시행령 개정은 자기 모순적 측면이 있다고 경총은 주장했다. 1994년 이후 20여년 간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이 산입된다는 점은 입법적으로 명확함에도 불구, 정부는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은 각각의 법에 의해 사용자가 준수해야 하는 임금이므로 별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서 제외하기 위해 시행령을 비논리적으로 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정부가 개념도 명확하지 않은 ‘유급처리 된 모든 시간’을 최저임금 산정 시 추가하는 것은 자의적이고 객관적이지 않은 행정조치일 뿐 아니라, 노사 간 ‘힘의 논리’에 따라 사업장별로 상이한 최저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인정하게 돼 법적 공평성·객관성·단일성·확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정부의 시행령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즉,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기업별 유급처리 시간 수가 달라 같은 양의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월 최저임금액이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하며, 강성노조 대기업 근로자가 더 유리해지는 등 근로자간 양극화가 더 심화될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경총은 이번 사안이 정부 시행령 개정이 아닌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위반은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시행령 개정만으로 위반 여부 판단 기준인 ‘시급 산정시간 수’를 변경해 형사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는 것이다.

또한, 법에는 ‘일·주·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을 시급으로 환산하는 방법’을 시행령에 위임했을 뿐, ‘최저임금 시급을 월 급여로 환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 어떤 위임규정도 없다. 즉 시행령 개정안에 ‘시급을 월 급여로 환산하는 방법’을 규정하는 것은 법률의 위임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는 게 경총의 입장이다.

개정안은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환산할 때 나누는 시간 수를 기존 법상 ‘소정근로시간’에서 새로운 시간 개념인 ‘소정근로시간+소정근로시간 외 유급처리 된 시간’으로 확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며, 이는 국회에서 입법으로 해결해야 될 사안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경총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법적 공평성·객관성·단일성·확정성 등 법적 차원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만큼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대법원 판결로 실효(失效)된 현 행정지침으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감독하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현장에서 소정근로시간만을 분모로 한 산정방식에 따라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산정시간에 관한 문제는 범죄 구성요건에 직결되는 만큼 국회에서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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