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 심화' 하나은행 해외 사업 성장성 시험대
국외 주요 자산 가운데 中 비중 50% 육박
글로벌 순익 1위 유지했지만…불안한 선두
국외 주요 자산 가운데 中 비중 50% 육박
글로벌 순익 1위 유지했지만…불안한 선두
KEB하나은행 글로벌 사업의 중국 의존 경향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국가별 분산 기조를 유지하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주요 해외 자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만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에 힘입어 아직까지는 시중은행들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하나은행을 빠르게 추격하는 경쟁 은행들에 비해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숙제도 안기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해외에 보유한 주요 자산(대출금·유가증권 등)은 총 583억7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02억5800만달러)에 비해 16.2%(81억1800만달러) 증가한 액수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주요 해외 자산이 217억4700만달러로 유일하게 200억달러를 넘기며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하나은행이 194억5200만달러, 우리은행이 114억76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은 57억100만달러로 다소 적은 편이었다.
각 은행의 국가별 해당 자산 비중을 보면 하나은행의 중국 쏠림이 단연 눈에 띄었다. 하나은행의 해외 주요 자산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47.7%로, 1년 전(41.5%)보다 6.2%포인트 확대되면서 50%에 가까워졌다.
반면 다른 주요국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 비중은 일제히 축소됐다. 인도네시아가 13.6%에서 11.2%로 2.4%포인트로 떨어진 것을 비롯해 미국도 8.9%에서 7.0%로, 캐나다 역시 5.8%에서 5.0%로 각각 1.9%포인트와 0.8%포인트씩 떨어졌다. 홍콩도 4.4%에서 3.6%로 0.8%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의 이 같은 중국 사랑은 경쟁 은행들에선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의 경우 한 국가에 대한 핵심 자산 비중은 아무리 높아도 20%대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주요 자산 비중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국가는 일본으로 24.7% 정도였다. 그 다음인 중국(22.3%)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중국과 미국에 대해 똑같이 26.1%를 분배하고 있었고, 다른 국가들의 비율은 모두 20% 이하였다. 국민은행도 나란히 20%대를 기록한 중국(26.6%)과 미국(21.0%)에 이어 나머지 국가들의 비율은 한 자릿수 대를 나타냈다.
결국 엇갈린 행보의 관건은 성적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면 하나은행의 투자 방침은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하나은행의 글로벌 사업 실적은 국내 은행들 중에서 최대다. 하나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해외에서 거둔 당기순이익은 2975억원으로 전년 동기(2887억원) 대비 3.0%(88억원) 늘며 4대 시중은행들 중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여타 시중은행들이 해외 사업이 이보다 훨씬 빠르게 크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다소 확장성이 떨어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해외 사업 당기순이익은 2448억원으로 같은 기간(1968억원) 대비 24.4%(480억원)나 증가하면서 하나은행을 바짝 뒤쫓았다. 우리은행이 해외에서 거둔 당기순이익도 1321억원에서 1459억원으로 10.4%(138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은 해외 사업 규모가 가장 작기는 했지만 해당 당기순이익이 165억원에서 600억원으로 263.6%(435억원) 급증하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성장세가 꺾인 선진국 시장보다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사업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만,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이 여전한 현실에서 지나친 의존은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가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다소 상황이 나아지긴 하겠지만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선진국 시장에서 사업성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는 해도 올해 벌어진 미국과의 무역 갈등 등 불확실성도 분명한 만큼 과도한 쏠림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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