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앞두고 '황교안 나오면 땡큐' 줄임말 유행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심판론' 강화할 기회 인식 반영
한국당 전대 앞두고 '황교안 나오면 땡큐' 줄임말 유행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심판론' 강화할 기회 인식 반영
정치권에서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줄임말’은 그 당시 정세를 설명해준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어대홍(어차피 대표는 홍준표)’ 등은 각각 더불어민주당 2017년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자유한국당 2017년 전당대회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여권에도 최근 선거와 관련한 줄임말이 유행이다. 바로 ‘황나땡’이다. ‘황교안 나오면 땡큐’의 줄임말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27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당선될 경우 여권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황 전 총리의 출마와 당선 가능성을 반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법무부 장관을 지낸 만큼 황교안체제가 출범하면 한국당에 ‘국정농단 프레임’을 덧씌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민주당 내에선 내년 총선, 가까이는 4월 재보선을 앞두고 황 전 총리를 통해 ‘한국당 심판론’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는다면 ‘도로 친박당’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당 입장에서는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까지 한국당을 비판할 프레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18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그런 측면이 있고,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직도 감옥에 있는 처지인데 (국정농단 사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분이 다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민심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당 대표는 누가 됐으면 좋겠느냐’라는 질문에 “당에 ‘황나땡’이란 말이 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 출마 자격 논란을 빚고 있다는 점도 여권에 공세 여지를 줄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논란은 황 전 총리가 현재 책임당원이 아니기에 당 대표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게 골자다. 또한 황 전 총리 아들의 병역 의혹 등도 민주당에는 호재다.
민주당은 집권 3년 차를 맞아 민생·경제 분야 성과를 내야 하는 숙제가 있는 만큼, 최대한 야권의 공세에는 맞대응하지 않으면서도 초반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기조다. 이런 상황에서 대야(對野) 전선이 흐릿해지더라도, 한국당 내에서 발생한 자체 악재로 인해 ‘어부지리’로 여권 지지율을 견인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재헌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3개월 당비 납부도 하지 않아 책임당원 자격조차 없다는 황 전 총리가 야당 대표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황 전 총리는 당장 가던 길을 멈추고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해 국민께 사죄부터 하는 상식의 길을 가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황 전 총리는 (아들 병역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회피하고 내 갈 길만 가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대구 기독 CEO) 사조직 모임을 만들어 아들 군 복무 특혜창구로 순수하게 활용한 의혹의 길을 가고 있는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