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자회사 사장단 인선 게걸음
인선 차일피일 미루며 논란 자초
김도진 행장 임기 마지막해 촉각
인선 차일피일 미루며 논란 자초
김도진 행장 임기 마지막해 촉각
IBK기업은행의 자회사 사장단 인선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에 인사 갈등론마저 불거지던 와중, 논란의 중심이었던 IBK자산운용에 대해 시석중 현 사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나머지 인선에도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그러나 내홍설이 나오도록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정을 지체한 모양새가 되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시 사장은 최근 기업은행으로부터 연임을 통보 받았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시 사장의 공식 임기가 이번 달 20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임기 종료를 불과 10여일 앞둔 상황에서야 IBK자산운용 CEO의 거취가 정해진 셈이다.
당초 지난 달 중순으로 예상됐던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면서 기업은행의 인선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은 계속돼 왔다. 그리고 IBK자산운용 수장 자리는 이 같은 논란의 핵심이었다.
통상 기업은행 부행장은 퇴임 후 자회사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올해 7월 임기가 끝나는 강남희 전 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이 지난 달 조기 퇴임하면서 사실상 IBK자산운용의 차기 수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좀처럼 관련 인사가 나오지 않으면서, 시 사장과 강 전 부행장이 IBK자산운용 사장을 두고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
결국 IBK자산운용은 시 사장 체제가 1년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자회사 사장들은 이른바 '2+1' 체계의 임기를 적용받는다. 우선 2년의 임기를 보내고, 그 동안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1년 더 보장받는 식이다. 시 사장은 2017년 2월 IBK자산운용의 수장이 된 후 현재까지 2년 간 조직을 이끌어 왔다.
이로써 IBK자산운용 사장 인사는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기업은행이 결정해야 할 계열사 CEO는 아직도 여럿이다. 앞으로 한 달여 새 기업은행이 보유한 완전 자회사 4곳의 사장 임기가 줄줄이 끝나기 때문이다. 이상진 IBK캐피탈 사장 역시 시 사장과 마찬가지로 이번 달 20일이 공식 임기 종료일이다. 또 이호형 IBK신용정보 사장은 같은 달 26일, 김성미 IBK저축은행 사장은 다음 달 14일 임기가 끝난다.
이상진 사장도 시 사장이 겪었던 것과 비슷한 경쟁 구도에 놓여 있는 CEO다. 강 전 부행장과 함께 김성태 전 부행장이 차기 IBK캐피탈 사장 후보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상진 사장 역시 1년 추가 임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관심은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는 김 행장에게 모아진다. 문제는 지금까지 김 행장이 조기에 자회사 사장단 인선을 매듭짓지 못하면서 괜한 분란을 키워왔다는 점이다. 김 행장은 취임 후 첫 번째 인사에서도 일부 자회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 인선을 시작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행장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레임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돼 왔다"며 "올해 계열사 사장단 인선이 지연되면서 이런 관측이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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