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81주년과 72주년...별도 행사 계획 없어
이재용-구광모 경영 행보 본격화에 쏠리는 시선
창립 81주년과 72주년...별도 행사 계획 없어
이재용-구광모 경영 행보 본격화에 쏠리는 시선
국내 두 대표 전자그룹사인 삼성과 LG가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보내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주력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전자 회장의 경영행보가 올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양 그룹사에 다가올 변화가 주목된다.
22일 창립 81주년을 맞는 삼성은 올해도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최근 몇 년간 창립기념일에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은 만큼 올해도 예년과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도 기념식 없이 사내 방송을 통해 '삼성 80년사'를 기록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삼성 창업주와 창업정신을 기리는 내용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전 계열사에서 방영됐다.
삼성은 지난 1938년 3월 1일 창업주이자 선대회장인 이병철 회장이 대구에서 '삼성상회(현 삼성물산)'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는 당시 청과물과 건어물을 파는 업체였으나 이후 건설과 무역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현재 삼성물산이 됐다.
이 때문에 창립기념일은 원래 3월 1일이지만 지난 1987년 그룹 총수에 오른 이건희 회장이 50주년을 맞은 1988년 창립 기념식을 열고 제 2의 창업 선언을 하면서 창립기념일은 행사가 열린 3월 22일이 됐다.
하지만 그 이후 10년 단위의 기념일에는 특별한 행사가 없었다. 60주년인 1998년에는 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려워진 사회 분위기로 인해, 70주년인 2008년에는 삼성 특검 수사로 인해 기념행사를 갖지 못했다. 또 지난해에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집행유예 석방 직후여서 상황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LG도 조용한 생일을 보낸다. 오는 27일 창립 72주년을 맞는데 특별한 행사 없이 그룹의 창립 의미만 되새길 예정이다.
LG는 2년 전인 2017년 창립 70주년때도 별다른 행사 없이 보내는 등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임직원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4월 둘째 주 금요일에 일제히 창립기념 휴무를 갖는다.
지난 1947년 연암 구인회 회장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창업하면서 역사가 시작된 LG그룹은 이후 전자·상사·소재·부품·통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국내 대표 그룹으로 부상했다.
양 그룹이 조용한 생일을 보내지만 올해 두 오너의 경영행보에 대한 주목도는 높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집행유예 석방 이후 경영 복귀 1년을 맞아 올해부터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의 경영 행보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년간 초호황을 이어 온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 부회장이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뿐만 아니라 주력 사업들도 본격적으로 챙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초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을 방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진들과 사업 전략을 논의했고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강화도 천명한 상태다.
지난해 5월 구본무 회장 타계로 같은 해 6월 말 수장 자리에 오른 구광모 LG 회장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현재 주력 사업뿐만 아니라 미래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그의 경영 행보도 한층 바빠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특히 젊은 40대 회장으로 재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구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주축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시키면서도 40대 임원들을 적극 발탁하는 등 젊은피 수혈에 나서며 40대 기수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임 상무로 선임된 사람은 총 134명인데 이들의 평균 나이는 48세로 이 중에는 1979년생(송시용 LG전자 상무)도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자·IT가 주력인 삼성과 LG는 다른 업종에 비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보호무역주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도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경기 하락 등 여파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두 오너의 경영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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