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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4.3재보선 스코어별' 경우의 수는


입력 2019.04.03 01:00 수정 2019.04.03 11:51        고수정 기자

'2:0' PK의 文 정부 재신임…정국 주도권 확보

'0:2' 여당 심판론 직면…국정 동력 약화될 듯

이번 4·3 재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에게 2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PK(부산·경남) 지역에서만 열리기 때문이다. 사진은 4·3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에 나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월 23일 오후 통영시 중앙시장 앞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양문석 후보의 손을 들어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3 재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원내 2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내년 총선의 최대격전지로 불리는 PK(부산·경남) 지역에서만 열리기 때문이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 시나리오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스코어별' 계산기 두드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2:0' PK의 文 정부 재신임…정국 주도권 확보

민주당이 ‘진보 단일화’를 이룬 창원 성산과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통영 고성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내년 총선까지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PK지역 단체장 자리를 싹쓸이하면서 ‘전국 정당’을 꾀하려고 했던 민주당의 구상에도 힘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여당은 잇따른 인사 참사와 경제지표 악화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PK 민심이 정부를 재신임했다며 정책 추진에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는 내년 총선 전까지 여권의 정국 주도권을 안겨줌으로써 집권 3년차의 국정운영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1:1' 창원만 승리한다면 정의당 연대 확고
통영서만 승리한다면 '대승'…악재 속 '선방'


'1:1'스코어의 경우는 두 가지다. 민주당이 창원‧성산에서 범여권 후보를 통한 승리, 통영‧고성에서의 패배가 한 가지 시나리오다. 반대로 통영‧고성 승리와 창원‧성산 패배도 '1:1'을 기록하게 된다.

우선 민주당이 범여권 후보를 통해 ‘대리 승리’를 하는 대신 통영‧고성에서 패배한다면, 정가의 대체적인 예상이었기에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 단일화로 평가되면서 향후 정의당과의 공조 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3년차 핵심 과제들을 추진하는데 정의당이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정의당은 현재 5석의 의석수를 보유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진보진영 여론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통영‧고성에서의 선거 패배는 쓰라릴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통영시장을 배출한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통영‧고성에서 승리하고 창원‧성산에서 패배할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는 '승리 이상의 승리'다. 비록 범여권 후보의 패배로 PK의 민심을 일부 잃었다고 볼 수 있지만, 통영 고성에서 예상을 뒤엎는 승리로 기록될 수 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창원에서 범여권 후보가 이기면 그럭저럭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정의당이 민주당에 빚을 진 셈으로, 연대가 계속 이뤄질 수 있다"며 "반대로 통영에서만 이긴다면 민주당에게는 대승의 의미다. 여권의 잇단 악재 속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욱 동국대 연구교수는 "창원 성산에서 질 경우 범여권 후보가 역부족이라는 걸 확인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후보도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지지층의 실망을 자아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0:2' 여당 심판론 직면…국정 동력 약화될 듯

민주당이 두 곳에서 모두 패배할 경우, 당장 문재인정부 심판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PK 민심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결과는 내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남권을 향한 진보진영의 세력확장도 주춤할 수 밖에 없다.

당내에서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거론될 수 있다. 이는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이 두 곳에서 모두 진다면 ‘위기 상황’으로, 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여당에 대한 PK의 거부반응이 빠르게 왔다고 볼 수 있다"며 "PK 민심이 민주당에게 혁신의 시그널, 분노의 시그널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재보선의 패배가 민주당에 일종의 '예방주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총선에서 이번 재보선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보수 결집'을 명분으로 진보의 결집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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