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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시간 차이로 '세계 최초 5G 타이틀' 사수


입력 2019.04.04 11:31 수정 2019.04.04 11:50        이호연 기자

3일 오후 11시 기습 개통으로 버라이즌 따돌려

일반 가입자 개통은 예정대로 5일부터

완성도 높은 5G 생태계 구축은 숙제

한국이 지난 3일 세계 최초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방영되는 5G 단말기 광고. ⓒ 연합뉴스

3일 오후 11시 기습 개통으로 버라이즌 따돌려
일반 가입자 개통은 예정대로 5일부터
완성도 높은 5G 생태계 구축은 숙제


대한민국이 글로벌 통신시장에서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로 역사를 다시 썼다.

한국은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을 2시간 먼저 제치고 지난 3일 오후11시 5G 1호 가입자를 탄생시키며, 첫 5G 상용화 타이틀을 지켰다.

◆ 첩보작전 방불케 한 ‘기습 개통’
지난 3일 이동통신3사에서는 오후 11시에 갑작스런 ‘갤럭시S10 5G' 1호 가입자 개통을 하는 한바탕 소란이 빚어졌다.

발단은 이날 오후5시께 ’미국 버라이즌이 4일 5G를 상용화한다‘는 외신 보도였다. 버라이즌 역시 오는 11일 5G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나, 한국이 5일 5G를 상용화한다는 언론 보도를 의식해 날짜를 앞당긴 것이다.

정보를 입수한 유영민 장관을 포함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5시께 긴급 회의를 가졌다. 당초 오는 5일 5G 상용화가 예정됐지만 첫 5G단말, 이통3사의 5G요금제까지 이미 나온 상황에서 허무하게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빼앗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이같은 취지에 공감하고 오후 11시에 5G 1호 가입자 개통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급작스럽게 호출을 받은 이통사 직원들은 부랴부랴 1호 가입자들을 대리점으로 불러 개통식을 진행했다. 버라이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4일 새벽 1시(한국시간) 5G폰으로 5G를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상용화 날짜만 놓고 보면 숨가쁘기 그지없는 일정이었다. 한국의 5G 상용화 날짜는 10일부터 최초 언급 9일, 5일, 4일, 3일로 첫 5G 단말 ‘갤럭시S10 5G'의 안정화 상황과 국가별 대응에 따라서 날짜가 유동적으로 옮겨졌다. 이로써 한국은 버라이즌보다 2시간 앞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5G를 시작한 국가가 됐다.

일반인들의 5G스마트폰 개통은 예정대로 5일부터 가능하다.

◆ GSMA 인정 남아…누구 손 들어줄까?
한국이 우여곡절 끝에 최초 5G타이틀을 지켰지만 과제는 산적해있다. 우선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는 일이 남았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손을 들어줄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물론 버라이즌의 5G 수준은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세계 최초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통신업계자들의 전언이다. 버라이즌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단말기는 물론 속도 커버리지 등에서 한국의 5G보다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다.

우선 버라이즌의 5G 단말은 기존 모토로라의 롱텀에보룰션(LTE) 단말에 5G라우터(모듈)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처럼 5G 전용 모뎀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 진정한 5G 단말이라고 할 수 없다.

커버리지와 속도 역시 기준 미달이다. 버라이즌의 5G커버리지는 미국 시카고와 미네아폴리스스 2개 도시 뿐이다. 국내 이동통신3사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 광역시 등 전국 85개시와 대학가 등 트래픽 밀집 지역에 이미 5G네트워크 망 구축을 완료했다. 연말까지 대부분 전국망 구축을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속도 또한 한국이 월등히 앞선다. 버라이즌이 밝힌 자사 5G 서비스의 평균 속도는 450Mbps, 최고 속도는 1Gbps에 불과하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정의한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 100Mbps인 이동통신 기술이다. 국내 이통3사사의 5G 평균 속도는 약 1Gbps 수준, 최고 속도는 2.2Gbps~2.7Gbps으로 버라이즌보다 두배 이상 빠르다.

◆ 5G 세계 최고 수준 유지가 중요
통신업계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이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역시 4일 공식 자료를 통해 “민관이 합심해 달성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최강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게 됐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1등이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5G 시대를 다른 나라보다 앞서나갈 수 있게 된 만큼, 세계 최고의 5G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가의 역량을 총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5G의 성공적인 대중화이다. 설사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기더라도, 글로벌 통신업계에서 정의하는 5G 요건으로 보면 한국이 명실상부한 5G 세계 최고이다. 성공적으로 첫 발을 뗐으니 4차산업혁명의 핵심 먹거리가 될 5G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국민들의 5G 인식을 더욱 높이고 업계는 5G의 잠재력을 극대화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이 역할 역시 어느때보다 남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기 5G 시장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초고화질 미디어 등에 집중되지만 5G의 진정한 가능성은 융합산업에서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5G는 스마트시티, 금융, 제조업, 모빌리티, 헬스케어, 미디어, 유통 등에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G 인프라 및 생태계 구축과 함께 소비자들의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5G 요금제 정착도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세계 최초 5G 타이틀의 의미는 이를 충족시켰을 때 비로소 빛날 것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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