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트럼프, 북한 발사체 대응방안 협의…FFVD 원칙 재확인
文대통령 "한반도의 봄, 성큼 다가왔다"…'무사안일' 정세인식
아베·트럼프, 북한 발사체 대응방안 협의…FFVD 원칙 재확인
文대통령 "한반도의 봄, 성큼 다가왔다"…'무사안일' 정세인식
북한이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감행하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에 나서는 모양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애써 '축소'하며 남북 평화무드를 유지하는데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일 정상은 6일(현지시각)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해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통화는 일본 측이 제안한 것이며, 당초 7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아베 총리의 요청에 따라 앞당겨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 후 기자들에게 "최근 북한의 정세에 대해 이번 사안을 포함해 의견 교환을 하고 정세 분석과 향후 대응에 대해 면밀한 조율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 발사체에 대해서는 "미일 전문가가 협력하며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
금지옥엽 '평화무드'에 할 일 못하는 文정부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체 발사는 남북이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약속한 '9·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발사체가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사드 등 미사일 방어체계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위협의 당사자인 정부는 오히려 북한의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합동참모본부는 도발 발생 직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가 40여 분 뒤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하며 도발 수위를 낮춰 표현했다.
청와대는 6시간 만에 발사체에 대한 공식반응을 내놨지만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대응 표현인 '규탄'이라는 단어는 배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공개된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하늘·바다·땅에서 총성은 사라졌다"며 "한반도의 봄이 이렇게 성큼 다가왔다"고 말했다. 원고를 수정할 시간이 있었지만 이들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안일한 정세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백악관 "미일 FFVD달성에 의견 일치"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미일 전화통화에 대해서 "미일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근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 방법에 대한 양국의 의견 일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FFVD 원칙을 후퇴시키고 북한의 부분적 핵 보유를 묵인하는 것은 북한의 중단거리 핵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와 있는 한일에 심각한 안보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지난해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미국에 FFVD 원칙을 줄기차게 강조해왔다.
이에 호응하듯 미국은 북한의 FFVD를 목표로 하는 한미일 공조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FFVD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한미외교장관회담 결과 보도자료에서 양 장관이 북한의 FFVD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강 장관은 회담 이후 FFVD에 대해 직접 거론한 적이 없다.
또 지난 3월 워킹그룹 대면회의 때도 미국은 보도자료에 FFVD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의 공동노력을 강조했지만 한국은 보도자료에 FFVD 표현을 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FFVD는 항상 기본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한미간 온도차가 드러났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한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6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단언한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며 "서울 한복판에 북한 미사일이 떨어지고 우리 영토 내에 핵폭탄이 터져야 북한의 도발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가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적 사실은 정권의 정치적‧이념적 이해에 따라 흔들려선 안 된다"며 "이제 정부와 군은 북 핵 위협을 국민께 솔직히 알리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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