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리 뺏은 스트라스버그, 사이영상 대관식?
다승 부문 16승으로 개인 최다승 계속 경신 중
특급 투수 실종, 스트라스버그 수상 가능성 제기
LA 다저스 류현진이 부진에 빠진 사이,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치고 올라오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누가 받아도 논란이 발생할 정도로 특급 투수가 실종된 상황이다.
먼저 류현진은 8월초까지만 해도 1.45이던 평균자책점이 불과 3경기 만에 2.35로 껑충 뛰었다. 체력 저하로 인한 부진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라 평균자책점이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평균자책점 부문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경쟁력이 없었던 류현진은 최근 부진으로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자연스레 탈락한 분위기다.
따라서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지극히 평범한 수치를 갖고도 수상이 가능한 난세로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고 점쳐지는 투수는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다.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스트라스버그는 워싱턴이 애지중지 공을 들여 관리하는 강속구 투수다.
데뷔 시절 100마일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이 매력적인 능력치는 그가 스타플레이어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미국 내에서는 스트라스버그의 잠재력이 당시 최고 투수였던 클레이튼 커쇼 이상이 될 것이라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는 데뷔 첫 시즌이 끝난 뒤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이후 행보가 영 답보상태다. 그럼에도 워싱턴은 그가 가진 잠재력과 스타성에 주목, 지난 2017년 7년간 1억 7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높은 유명세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 스트라스버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개인 첫 타이틀(탈삼진, 242개)을 따낸 2014년 사이영상 투표에서 9위에 올랐고, 커리어 하이라 할 수 있었던 2017년에는 3위까지 올랐으나 그해 수상자였던 맥스 슈어저는 물론 2위에 오른 커쇼를 넘지도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현재 16승을 따내며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최다 이닝, 탈삼진 등에서도 1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47의 평균자책점(리그 15위)이 걸림돌이지만 최근 3경기 중 2경기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며 조금씩 낮춰가는 중이다.
따라서 특급 투수가 실종된 올 시즌, 스트라스버그가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할 것이란 전망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류현진의 부진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사실상 전멸한 상황이며, 평균자책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른 다른 투수들이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스트라스버그는 남은 등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리그 유일의 20승 투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사이영상 투표 향방이 세부 지표를 중시한다고는 하지만 20승이라는 상징성은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더군다나 스트라스버그보다 실점을 적게 하는 투수들이 승수를 못 쌓거나 잔부상에 시달리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여기에 미국이라는 사회가 영웅 만들기에 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스트라스버그의 대관식이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란 것에 무게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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