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류현진, 부진보다 걱정되는 로버츠 신뢰
올 시즌 3경기 연속 5회 이전 강판
사이영상 수상·PS 1선발 동시 위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자칫 감독의 신뢰를 잃을 것이 더 걱정인 상태다.
류현진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4.1이닝 6피안타 4볼넷 3실점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저스 타선이 5회까지 7득점을 지원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뻔한 류현진이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 놓고 집중타를 맞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가차 없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빼앗았다.
에이스급 투수들에게는 가급적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다소 가혹한 처사로 보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최근 몇 경기 부진하긴 했어도 류현진은 여전히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였기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불가피한 마운드 방문에 다소 심각성을 느낄만하다.
콜로라도전까지 류현진은 최근 3경기 연속 5회 투구 도중 교체됐다. 당연히 로버츠 감독도 3회 연속 마운드에 올라 공을 건네받았다.
다행히 로버츠 감독이 콜로라도전 직후 불펜행은 없을 것이라 못 박았지만 문제는 팀 내 입지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12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7이닝 1실점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시즌 12승, 평균자책점 1.45로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였다. 이변이 없는 한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1선발은 2년 연속 류현진의 몫이 될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계속된 부진으로 로버츠 감독도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다음 등판 일정을 한 차례 거르기로 결정한 상태다.
류현진의 부진 원인을 놓고 체력과 커맨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하루 빨리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진이 더 길어진다면 무너져가는 신뢰를 다시 되찾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지난 2017년 부상과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된 아픔이 있는 류현진이다. 물론 로버츠 감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드물지만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9.95에 이르는 부진한 투수를 포스트시즌서 믿고 맡길 사령탑은 드물다.
류현진이 최근 타선이 세 바퀴 정도 돌았을 시점인 5회를 버티고 있지 못한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타선이 세 바퀴 돌았을 시점에서 피안타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마에다 켄타에게 좀처럼 긴 이닝을 던지게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좀처럼 회복이 어려운 로버츠 감독의 성향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쉬고 돌아올 류현진이 하루 빨리 부진에서 탈출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